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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DNA 감정 결과가 나온 후, 이승하는 서유를 데리고 지가의 본가로 돌아갔다.

이태석은 거실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들어오는 것을 보자 얼굴색이 어두워졌고,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탁자에 세게 내려놓았다.

“아직도 얼굴을 들고 다니는구나.”

이태석의 말은 서유를 향한 것이었다. 그녀는 이태석을 흘깃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승하는 그녀의 손을 잡고 곧바로 노인 앞으로 가 보고서를 던졌다.

“직접 보세요.”

이승하가 이태석을 대하는 태도는 늘 냉담했고, 이태석 본인도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그는 서유를 경멸하던 시선을 거두고 보고서를 집어 들었다.

결과를 보자 이태석의 어두운 표정이 잠시 누그러졌지만, 곧 의심스러운 기색으로 바뀌었다.

“혹시 가짜 보고서 아니냐?”

이태석은 보고서를 몇 번 넘겨보더니 다시 탁자에 던지고 고개를 들어 이승하를 살펴보았다.

“병원이 네 거니까 의사에게 아무 가짜 보고서나 만들라고 하면 어렵지 않을 텐데.”

서유는 이 말을 듣고 아까 이승하가 보고서를 봤을 때의 반응을 떠올렸다. 그는 정말 흥분하지 않았었다. 이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이승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옆에 있는 남자는 전혀 죄책감 있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무표정하게 이태석의 말을 반박했다.

“믿든 말든 당신 마음이지만, 난 그저 내 아내와 내가 혈연관계가 없다는 걸 알리러 온 거예요. 앞으로 우리 일에 끼어들지 마세요.”

말을 마치자 남자는 그녀의 손을 잡고 돌아섰다. 이태석의 차가운 냉소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네 어머니는 김율이고, 김석진의 딸이야. 서유 어머니는 김영주고, 역시 김석진이 낳은 딸이고. 지금 와서 보고서 하나 들고 혈연관계가 없다고 하는데 내가 믿을 것 같아?”

서유는 이 말을 듣고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엄숙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이태석을 바라보았다.

“어르신, 전에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제 어머니가 김씨 집안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요. 제 어머니가 김씨 집안 사람이 아니라면 당연히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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