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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들어와요.”

이승하의 대답에 주서희가 비로소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녀의 손에 들린 보고서를 보자 서유는 긴장한 나머지 손바닥을 꽉 쥐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준비는 했지만,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에는 여전히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

주서희는 ‘불순한' 의도로 이승하를 힐끗 보고는 두 사람 앞에서 보고서 봉투를 뜯었다.

“결과가 뭐예요?”

이승하의 침착함과는 달리 서유는 훨씬 더 조급해했다. 주서희가 보고서를 건네기도 전에 바로 다가가 물었다.

주서희는 보고서를 꺼내 서유에게 건네며 말했다.

“서유 씨랑 이 대표님은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습니다...”

보고서에 나온 수치를 본 서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선우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군요...”

그녀는 보고서를 꼭 쥐고 이승하에게 돌아서서 수치를 가리키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 봐요. 우리 사이에 아무 관계도 없어요. 안심이 되죠?”

안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는 이승하는 주서희의 ‘침착한' 얼굴을 슬쩍 훑어보았다.

그의 눈빛은 마치 주서희에게 보고서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묻는 것 같았다.

그러나 주서희는 못 본 척하며 계속 자신의 발끝만 내려다보았다. 서유 앞에서 이승하도 직접 물어볼 수 없어 일단 참을 수밖에 없었다.

서유는 이승하가 보고서를 보고 오히려 더 긴장하는 것 같아 이상하게 여겼다.

“왜 그래요? 이게 당신이 원하던 결과 아니에요?”

옆에서 팔짱을 끼고 책상에 기대어 서 있던 주서희는 이 말을 듣고 웃음을 참지 못할 뻔했다.

“이 대표님께서는 분명 이런 결과를 원하셨을 거예요. 그렇지 않았다면...”

이승하는 서유의 손을 잡아끌며 문 쪽으로 향했다.

“보고서 나왔으니 됐어. 우리 먼저 가자.”

서유는 주서희와 좀 더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이렇게 급하게 갈 필요 없잖아요. 난 서희 씨랑 좀 더 있고 싶은데...”

처음으로 이승하가 ‘도망치듯' 가는 모습을 본 주서희는 상황을 더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 했다.

“그래요, 서유 씨. 나도 서유 씨한테 할 말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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