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73화

오후 6시쯤, 그녀가 이태석에게 한 대 맞았다는 소식을 듣게 된 남자가 긴 다리를 쭉 뻗으며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그의 뒤에는 경호원들이 줄지어 들어와 소파에 앉아 있던 이씨 가문의 사람들을 둘러쌌다.

그 광경에 겁이 질린 사람들은 목을 살짝 움츠렸다.

이때, 채은서가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오빠, 지금 뭐 하는 거예요?”

그는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서유의 곁으로 다가가 팔의 상처를 확인했다.

팔뚝에 새겨진 빨간 지팡이의 자국이 움푹 들어간 것을 보니 힘이 엄청 들어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상처를 어루만졌고 그 고통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손을 움츠렸다. 연약한 척하는 게 아니라 정말 아팠다. 뼈를 다친 것 같았다.

팔을 움츠리는 그녀의 모습에 그의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소수빈, 당장 의사 불러.”

소수빈은 바로 핸드폰을 꺼내 주서희에게 전화를 걸어 정형외과 의사를 데려오라고 했다.

그가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이 몽둥이의 원수는 내가 갚아줄게.”

남자는 몸을 꼿꼿이 세우고 빨간 눈으로 이태석을 차갑게 노려보았다.

“할아버지께서 이러신 건가요?”

이태석은 당당하게 인정했다.

“내가 때린 거다. 그래서 뭐 어쩔 거니? 네가 날 때리기라도 할 거냐?”

윗사람이 손자며느리를 혼내는 게 뭐 어때서? 게다가 그 손자며느리가 김씨 가문의 딸인데.

차갑게 콧방귀를 뀌던 이승하는 소지섭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지팡이 줘봐.”

소지섭은 즉시 두 동강이 난 지팡이를 이승하에게 건네주었다. 지팡이를 건네받은 남자는 이태석의 앞으로 내던졌다.

“저 여자를 때린 손을 할아버지께서 직접 내리치시죠.”

이태석과 이씨 가문의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채은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빠, 할아버지한테 왜 그래요? 원수 집안의 딸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는 거예요? 어찌 됐든 윗사람인데 어떻게 전혀 존중이라는 게 없어요?”

그 말을 듣고 있던 서유도 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이승하는 그녀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