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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7화

영상의 마지막은 김영주의 미안하다는 말로 끝이 났다.

비참한 인생에 대해 그녀는 원망도 미움도 없이 그저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손등이 차가워지는 느낌에 고개를 숙여보니 맑은 눈물이 떨어져 있었다.

서유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었다. 그녀가 우는 건 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던 김영주의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같은 여자로서 느끼는 감정 때문이기도 했고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던 김영주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따뜻한 손가락이 눈 밑의 눈물을 닦아주자 흐린 시선 속에 그의 완벽한 얼굴이 천천히 떠올랐다.

“그만 울어.”

위로의 말을 잘하지 못하는 그였지만 눈빛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출생의 자초지종을 알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해진 것 같다.

김씨 가문과 이씨 가문에 피맺힌 원한이 있든 없든 상관없었다. 어차피 김씨 가문에서는 그녀의 어머니를 그 가문의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으니까. 그녀 또한 김씨 가문의 원한을 짊어질 필요가 없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남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씨 가문에서 그녀의 신분을 알게 된다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다.

“형수님, 이 일은 꼭 비밀로 할게요. 이 영상은 다시 암호를 걸어두겠습니다. 두 사람만 행복하게 잘 살면 됩니다.”

김씨 가문의 사람들을 미워하지만 서유의 어머니는 무고한 사람이었다. 여자로서 불행히도 잘못 태어났을 뿐 그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

“고마워요. 도련님.”

그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까지 날 이렇게 부른 사람은 없었어요. 어색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듣기 좋네요.”

그가 이승하를 지나쳐 서유의 앞으로 다가갔다.

“형수님, 다시 한번 불러줄래요?”

바로 그때, 이승하가 책상 위의 펜을 들어 그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고 엄청난 통증이 밀려와 그가 머리를 감싸 쥐고 이를 악물었다.

“형, 제발 좀 살살해요. 아파죽겠어요.”

“그러게요. 총명한 도련님의 머리가 잘못되기라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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