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유가 안 죽었다고 가정하면 말이 안 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연지유가 죽었다고 가정하면 루드웰에서 왜 연중서를 구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가 혼란스러워할 때 택이가 또다시 입을 열었다.“보스, 예전에 연지유를 지켰던 사람이 바로 봉태규입니다. 함께 오래 지내다 보니 혹시 봉태규가 연지유한테 마음이 생긴 건 아닐까요?”봉태규가 연지유에 정이 들어서 그녀를 처리하지 않고 심지어 그녀를 데리고 S 조직을 배신하고 루드웰에 의탁했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루드웰의 존재에 대해서는 이승하조차도 강중헌한테 듣고 알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비밀스러운 조직을 봉태규는 어떻게 알았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지금 유일하게 걱정되는 건 봉태규와 연지유가 모두 그의 신분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존재가 그에게 가장 큰 위협이었다. “준호한테 빨리 연지유가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에 대해 확인하게 하라고 해. 그리고 반드시 봉태규를 잡아서 나한테 데리고 와.”그가 왜 S 조직을 배신했는지 꼭 물어보고 싶었다.“네. 바로 연락하겠습니다.” “그리고 육성재 쪽은 알아냈어? 김초희는 도대체 왜 찾고 있는 거야?”“지금까지 육성재의 여동생만 만났고 육성재의 얼굴은 보지도 못했습니다. 빨리 병원으로 들어가서 그의 어머니한테 물어봐야겠어요.”입이 무거운 육성아한테서는 아무것도 알아낼 수가 없었다. 몇 번이나 그녀를 떠봤지만 그때마다 그녀에게 얻어맞았다. 그녀는 절대 봐주는 게 없이 잔인하게 주먹을 휘둘렀다.빨리라는 말만 남긴 채 이승하가 전화를 끊어버렸다. 돌아서서 서유를 바라보니 복잡했던 생각이 점점 또렷해졌다.아직은 의문점이 많지만 확실한 건...연지유, 연중서, 육성재, 김선우, 김영주, 김율, 강중헌 그리고 루드웰까지 모두 서유의 출생을 둘러싼 핵심 인물들이다. 한편, 서재에 있는 서유는 이연석을 향해 눈을 흘겼다.“무슨 소리예요? 승하 씨는 밖에서 딴 여자 만날 그런 사람 아니에요.”“그럼 말해봐요. Z라는 사람이 누
국제전화?그녀와 눈을 마주치던 그는 차가운 얼굴로 서유를 끌고 서재로 돌아갔다.“서유 씨, 안녕하세요. 글로벌 건축디자인 대회 조직위원회입니다.”심혜진이 연이를 돌려달라고 전화를 한 줄 알았던 그녀는 글로벌 경연 대회라는 소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네. 무슨 일이시죠?”“다름이 아니라 서유 씨의 작품 ‘JS 그룹 본부’가 최종 파이널을 통과하였습니다. 저희 조직위원회에서는 만장일치로 이번 대회의 우승 작품을 당신의 작품으로 선정하였는데요. 내일 오후, 상을 받으러 부산 국제건축 전시관으로 오시길 바랍니다.”상을 받았다고? 그녀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이승하를 쳐다보았다. 그가 JS 그룹 본부를 재건한 것은 그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였고 그녀가 자신의 이름으로 건축 디자인 업계에서 명성을 얻기를 바라서였다. 아직은 신인이라 파이널을 통과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수상도 모자라 대상을 수상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였다. 갑작스런 소식에 그녀는 감격하여 이승하를 덥석 껴안았다.“여보, 나 상 받았어요. 그것도 무려 대상.”긴장했던 그의 얼굴이 점차 수그러들고 옅은 미소가 피어올랐다.“좋아?”“네. 좋아요.” “계열사 건물들 몇 개 더 지을 테니까 당신한테 디자인 맡길게.”그 말에 그녀는 그를 밀어내고 위아래로 그를 훑어보았다.“설마 이 상을 당신이 나한테 준 거예요?”옆에 있던 이연석이 불난 집에 부채질이라도 하듯 이승하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맞아요. 우리 형 맞아요.”기뻤던 마음이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졌다.“내 실력 덕인 줄 알았는데 남편 덕을 봤네요. 이런 상을 어떻게 받아요?”그녀는 조직위원회에 전화를 걸어 공평하게 재선정을 요청하려고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전화를 걸기도 전에 훤칠한 손이 핸드폰 화면을 눌렀다.“대회에 관여한 적 없어. 그저 당신 작품으로 대회에 신청했던 것뿐이야.”그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이연석이 또 옆에서 기름을 부었다. “작품 이름이 아니에요?
서유는 이연석 앞으로 다가가 부드럽게 말했다. “도련님, 어머니가 남긴 비디오에서 사진 한 장만 캡처해 줄 수 있어요? 기념으로 남기고 싶어서요.”이연석은 슬쩍 서유를 쳐다보며 말했다. “물론이죠, 하늘의 달을 원한다고 해도 따다 줄 수 있어요...”비아냥거리는 말을 끝내고, 이연석은 몇 개의 키를 눌러 사진으로 변환한 후, 서유에게 파일을 복사해 주었다.사진을 받은 서유는 고마워하며 말했다. “고마워요, 도련님. 내일 함께 돌아갈래요? 해산물 대접할게요.”이승하는 왜 그에게는 맛없는 두유를 대접하고 이연석에게는 해산물을 대접하는지 궁금했다. 두유가 해산물보다 더 귀하고 맛있는 음식이라도 되는 걸까?이승하의 의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누군가와 달리 이연석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형수님을 돕는 건 당연한 일이죠, 해산물은 사양할게요.”말을 마친 후, 이연석은 칩을 꺼내 서유에게 건네주었다. “비디오 암호화는 완료됐어요. 난 이제 잠자러 갈게요.”서유는 칩을 받아 들고 다시 감사의 말을 건넸고, 이연석은 외투를 집어 들고 떠났다.그가 서재를 나서 거실을 지나 밖으로 향하던 중, 성 밖에서 들어오는 정가혜와 약을 든 주서희와 마주쳤다.그는 주서희를 한 번 힐끗 보고 흐릿한 시선을 정가혜의 얼굴에 멈추었다.상대방이 자신을 보고 얼굴이 뻣뻣해지며 놀란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그는 어깨에 외투를 걸쳤다.그는 느긋하게 정가혜 앞에 다가가 그녀를 한 번 쳐다보았다.“피할 수 없는 만남이라고 했잖아요...”정가혜는 눈을 떨구고 그의 시선을 피했다.그녀가 자신을 무시하자 이연석은 더 이상 재미를 찾지 않고 바로 돌아서서 떠났다.정가혜가 뭐라고? 그녀를 좋아하지 않게 되면 그녀는 그의 인생에서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이연석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발은 멈춰서 다시 뒤돌아 그녀에게 물었다.“언제 심형진 씨 부모님을 만날 거예요?”이미 멀리 떠난 정가혜는 그 질문을 듣고 천천히 발을 멈추었다.그녀는 뒤돌아 이연석을 바라보았다.“선배 부모님은
허정미는 손을 들어 인형의 찢어진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같은 색상의 천을 사서 하나하나 꿰매 붙인 거예요.”완벽하게 꿰맨 솜씨에 서유는 감탄하며 말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허 선생님. 시간을 많이 쓰셨겠어요.”원래 서유는 직접 꿰매려고 했지만 소수빈은 자신이 아는 의사가 있다고 하며 그에게 부탁하겠다고 했다. 서유는 처음에 장난감 수리점의 의사를 찾는 줄 알았지만 외과 의사를 찾아올 줄은 몰랐다.허정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이의 동심을 지키는 일이라면 아무리 많은 시간을 써도 아깝지 않죠.”이 말에 서유의 마음이 따뜻해졌다. 허정미를 다시 볼 때 그녀가 금빛으로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허 선생님 정말 좋은 분이네요. 소 비서님, 허 선생님을 잘 대해줘야 해요.”소수빈은 약간 부끄러운 듯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네, 저도 대표님처럼 아내를 잘 대할 거예요...”대표님은 유명한 로맨티시스트였다. 허정미는 이 말을 듣고 결혼에 대한 두려움이 서서히 가라앉으며 자신이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믿게 되었다.소수빈은 이승하에게 인사를 드리고 허정미와 함께 떠났다.그들이 떠난 후 서유는 인형을 들고 1층 거실로 갔다. 연이는 이불을 걷어차고 엎드려 자고 있었다.작은 엉덩이를 구부린 채 꿀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서유는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다가가 인형을 침대 머리맡에 두고 연이가 잠에서 깨어나 인형을 보고 기뻐할 것을 기대했다.주서희와 정가혜는 잠시 앉아 있다가 떠나려고 했고 서유는 정가혜에게 물었다. “가혜, 너 정말 심 선생님과 결혼할 생각이야?”커피잔을 컵받침에 내려놓던 손이 잠시 멈췄고, 정가혜는 입술을 오므리며 웃었다. “그래, 부모님을 만나기로 했으니 결혼할 거야.”정가혜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알고 서유는 축복을 전했다.“좋아, 두 사람 결혼식 때 내가 선물을 준비할게.”정가혜는 일어나 서유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별로 준비할 필요 없어. 너랑 이 대표님이 행복하면 그게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이
다음 날 오후, 서유는 은색 드레스 차림으로 부산 국제 건축 전시관에 나타났다. 그녀와 함께한 사람들은 모두 그녀에게 소중한 사람들이었고, 정장을 차려입고 그녀의 건축 업계 첫 정점 등극을 증언하기 위해 왔다.무대 위 건축 대가가 제17회 총 챔피언을 발표할 때 시상식장의 조명이 앞줄에 앉아 있는 서유를 비췄다. 눈 부신 빛이 별빛처럼 흩어져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는데 그녀는 마치 떠오르는 신성처럼 빛 속에서, 많은 경쟁자들 속에서 걸어 나왔다.서유는 긴장했지만 무대의 롤스크린에 자신의 작품이 전시되는 것을 보자 갑자기 긴장이 풀렸다. 백스테이지에 숨어 있는 이승하가 그녀에게 용기를 주었고 그녀에게 박수쳐주는 친구들이 그녀에게 힘을 주었으며 작품이 그녀에게 용기를 주었다.서유는 일어나 드레스 자락을 잡고 플래시가 비추는 가운데 한 걸음 한 걸음 무대로 걸어 올라갔다. 그리고 무대에 서서 돌아섰을 때 그녀의 눈에는 더 많은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이런 대회에는 항상 기자들이 있었다. 이승하는 서유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와 함께 무대에 오르지 않고 백스테이지에서 조용히 그녀의 수상 소감을 지켜보았다.서유는 디자인 철학이 자신의 연인에게서 비롯되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본사 캠퍼스는 구름 위에서 보면 사랑의 형태를 하고 있었고, 이는 사랑을 상징한다고 했다. 그녀는 JS그룹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사랑을 만나고, 사랑으로 가득 찬 일을 하고, 사랑으로 가득 찬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서유가 말을 마치자 한 기자가 물었다. “서유 씨, 당신의 연인이 누구인가요? 공개해도 괜찮을까요?”서유는 카메라를 응시하며 깊은 감정으로 말했다. “제 연인은 아마도 지금 저를 보고 있을 거예요.”이승하는 미소를 지으며 깊은 눈동자에 녹지 않는 짙은 사랑을 담았다.서유는 트로피를 받은 후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고 특히 자신의 스승인 심의준을 강조하여 감사했다. 참석자들은 그녀가 심의준의 제자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처음 대회
“내려 달다고?” 소수빈은 냉소를 지으며 심이준 앞에 다가가서 일부러 애매한 자세를 취했다. “나는 이 대표님과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면서 다른 건 배운 적 없어도, 하나 배운 게 있죠. 그건 바로 같은 방식으로 되갚아주는 거예요!” 심이준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으며 고개를 조금 숙인 소수빈을 바라보았다. “아악!” “살려주세요!” “설마 나를 키스하려는 건 아니겠죠?!” 마침 그때 기자 한 명이 화장실에 나오다 이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아 길을 잃을 뻔했다. “심, 심 대사님, 원래 이런 취향이셨군요...” 이후로 건축계에서는 심 대사님이 건장한 남성을 좋아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왜 건장한 남성이라고 하냐고? 심이준은 그 기자를 보고 급하게 소수빈을 밀쳐내려다가 중심을 잃고 거의 넘어질 뻔했다. 소수빈은 무의식적으로 그의 엉덩이를 붙잡아 끌어올렸고, 그 장면이 기자에게 찍히고 말았다... 그 사진은 디자이너들에 의해 ‘건장한 남성의 엉덩이 끌어올리기’ 라는 제목으로 명명되었다. 시상식이 완전히 끝난 후, 서유는 일행을 데리고 두유를 먹으러 갔다. 이승하가 숟가락으로 한 입 떠서 입에 넣었을 때, 그 맛을 느끼고는 그의 잘생긴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이미지 때문에 참지 않았더라면 심이준처럼 바로 그릇에 뱉어내고 이어서 계속 토했을 것이다. 그는 울컥하는 느낌을 억누르며 양복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입을 가리고 뱉은 후, 배를 잡고 웃고 있는 서유를 쳐다보았다. “여보, 기다려...” 이승하는 참지 못하고 일어서서 바로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의 당당한 뒷모습을 보며 서유는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말했다. “여보, 나 여기서 기다릴게요.” 두유의 맛이 얼마나 끔찍한지 아는 정가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남편 놀리려고 서희 씨랑 선배까지 끌어들였구나. 심지어 연이까지...” 정가혜가 고개를 돌리자, 연이가 큰 물병을 들고 물을 마구 들이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육성재는 어머니가 병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말했다. “엄마, 김초희는 이미 죽었어요.” 문을 밀고 들어온 김선우가 말했다. “김초희는 죽었지만, 우리 작은 고모의 둘째 딸은 죽지 않았어.” 육성재는 그를 힐끔 쳐다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둘째 딸은 어렸을 때에 죽지 않았어?” 김선우는 말했다. “사촌 형, 우리는 모두 김초희가 여동생이 죽었다고 말한 것만 들었지, 여동생의 시체를 본 적은 없어. 어쩌면 우리를 속인 걸지도 몰라.” 두 마디 말만 해도 숨이 찬 김윤주는 힘겹게 몸을 지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우 말이 맞아. 우리는 초희에게 속았을 가능성이 커. 심장병이 있는 아이는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겠지...” 그녀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텔레비전에 나오는 서유를 가리키며 말했다. “분명 둘째 딸일 거야...” 육성재는 말을 잇지 못하고 깊은 생각에 잠긴 채 김선우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그 사람이 작은 고모의 둘째 딸인지 알았어요?” 김선우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말했다. “어릴 떼 작은 고모의 사진을 본 적이 있어요. 비록 기억이 희미해졌지만, 서유가 나에게 준 느낌이 작은 고모와 비슷해요.” 그는 원래 아버지를 데리고 가서 서유를 확인하려 했지만, 서유가 철저하게 자신을 가려서 볼 수 없었다. 게다가 이승하는 마치 벽처럼 서유를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버지는 서유의 얼굴을 볼 기회가 전혀 없었다. 그 때문에 그는 아버지에게 엄청난 꾸중을 들었다. 회사는 돌보지 않고 집에도 있지 않고, 하루 종일 먹고 마시고 놀기만 한다고. 이제는 신경이 이상해졌다고 말이다. 방금 큰 고모가 서유가 김영주의 딸이라고 말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억울함으로 죽을 뻔했다. 단지... 그는 육성재와 김윤주를 마주하며 물었다. “큰 고모, 사촌 형, 왜 작은 고모의 딸을 찾으려는 거죠?” 김윤주의 늙은 눈동자에는 세속을 초월한 빛이 비쳤지만 동시에 어둡고 깊은 느낌도 있었다.
이승하는 세면대에 엎드려 거의 담즙까지 토해낼 뻔했다.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보디가드는 그를 동정하며 계속해서 물티슈를 건넸다. 그는 토할 만큼 토한 후 얼굴을 씻고 보디가드가 건넨 물티슈로 손을 닦으면서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아내는 점점 더 장난이 심해지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제대로 ‘처벌’ 하지 않으면 그녀가 자신을 감히 놀릴 수 있다는 걸 모를 것 같았다. 이승하는 서유에게 따질 생각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그때 택이가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보디가드를 훑어보았다. “나가서 지켜, 아무도 들이지 마.” 보디가드는 고개를 숙여 예의를 표했다. “예.” 그들이 떠난 후, 이승하는 전화를 받았다.“찾았어?” 택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찾았습니다. 연지유 씨는 죽지 않았고, 봉태규 씨와 함께 루드웰에 들어갔습니다.” 이승하의 표정은 순간적으로 차가워졌다. “이건 네가 나와 함께한 이래로 가장 실수한 일이야.” 택이는 깊이 죄책감을 느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보스. 봉태규 씨가 배신할 줄 몰랐고 연지유 씨를 처리하지 않았을 줄은 더욱 몰랐습니다.” 이승하가 연지유 앞에서 신분을 드러낸 적이 있었고 봉태규도 그가 누구인지 알기 때문에, 택이는 이마에 땀이 맺혔다. “보스, 그들은 당신의 신분을 알고 있습니다. 만약 그들이 루드웰 사람들에게 보스가 누구인지 말하면 정말 끝장입니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택이는 눈물이 날 정도로 당황하며 그때로 돌아가 자신을 따끔하게 혼내주고 싶었다. 어떻게 해서든 직접 손을 대고 처리한 후 떠났어야 했는데, 정말로 큰 실수였다! 연지유를 처리한 것은 오래전 일이었지만 루드웰의 사람들은 지금까지 그를 찾지 않았다. 이는 연지유과 봉태규가 그의 신분을 말하지 않았다는 뜻이었고 일단 큰 위험은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이승하는 이 두 사람이 이 좋은 카드를 왜 사용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