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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이승하는 주먹을 꽉 쥐더니 이내 고고한 머리를 숙이고 정가혜에게 애원했다.

“서유한테 해야 할 말이 있어서 그럽니다. 제발 어디 있는지 알려주세요.”

정가혜는 그 이승하가 머리까지 숙이고 애원하자 잠시 머뭇거리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저는 정말 몰라요. 하지만 며칠 지나면 돌아온다는 것만은 확실해요. 아니면 서유가 돌아오면 제가 다시 연락 드릴 테니까 일단 먼저 돌아가시는 게...”

하지만 이승하는 단 1초라도 더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

“서유한테 지금 연락해 주시겠어요?”

이곳으로 오는 길 이미 몇십 번은 더 전화를 걸어봤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

그의 번호는 전부 차단한 것 같고 낯선 번호로 걸면 전화를 받지 않으니 지금은 정가혜에게 부탁하는 수밖에 없었다.

정가혜는 간절한 얼굴의 이승하에 결국 휴대폰을 꺼내 서유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새 번호와 옛 번호에 전부 걸어봐도 여전히 연락되지 않았다.

이에 포기하려는데 이승하가 계속 걸어봐 달라고 하는 바람에 결국 그 뒤로 몇 번이나 더 전화를 걸었다.

서유는 지금 가흥시 개발 지역 공사장에서 안전모자를 쓴 채 허리를 숙이고 수치를 측정하고 있어 휴대폰 진동 소리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모든 수치를 다 기록하고 나서야 안전지대로 와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응, 가혜야, 왜 전화했어?”

정가혜가 답을 하기도 전에 이승하가 휴대폰을 뺏어갔다.

“나야, 너 지금 어디야?”

낮게 깔린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리자 서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그와 말도 섞기 싫다는 듯 휴대폰을 꺼버렸다.

조급해진 이승하가 다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오는 건 기계음뿐이었다.

그는 숨통이 조여오는 걸 느끼며 휴대폰을 쥐던 손에 힘을 주었다.

“아무래도 서유가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은데 이만 돌아가는 게 어때요...?”

이승하는 손아귀 힘을 풀고 그녀에게 휴대폰을 돌려주며 감사 인사를 하더니 도로 차에 올라탔다.

소수빈은 그 뒤를 따라 황급히 운전석에 앉았다. 그렇게 시동을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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