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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서유의 시선이 다시 한번 맞은편 방으로 향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승하는 우연치고는 너무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났다.

게다가 지독한 결벽증인 그가 집을 놔두고 굳이 호텔에 투숙한다는 것 또한 이상했다.

그때 심이준이 그녀의 휴대폰을 힐끗 바라보고 큰소리로 외쳤다.

“뭐야, 오늘 안 온대요?!”

다시 비상계단으로 가 진을 칠 예정이던 경찰들은 그 소리에 우뚝 멈춰 섰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서유는 정신이 번쩍 들어 다급하게 설명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이 남자가 우리의 움직임을 알아챈 것 같아요. 방금 시간과 장소를 바꾸자고 연락이 왔네요.”

그녀는 연신 사과하며 허리를 숙였다.

“정말 죄송합니다. 시간만 뺏었네요.”

경찰들은 허탕에 조금 허무했지만, 신고자를 탓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무슨 일 있으면 다시 연락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서유와 심이준은 그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호텔 앞까지 배웅해준 뒤 두 사람도 지하 주차장에 세워진 차에 올라탔다.

심이준은 시동을 걸면서 서유에게 물었다.

“그 김 씨라는 남자 생각보다 더 교활한 놈인 것 같은데 내일 그 장소로 갈 거예요?”

경찰들까지 대동해도 잡지 못한 상대에 서유도 자신감이 떨어졌다.

“나이트 레일은 그 인간 영역이라 아마 가게 되면 이번에는 정말 돌아오지 못할지도 몰라요.”

심이준은 차를 몰며 힐끗 조수석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오늘은 경찰들을 허탕 치게 했으니 내일 또다시 부르는 것도 좀 그렇겠네요. 하지만 서유 씨가 정말 잡고 싶은 거면 내일 내가 깡패 몇 명 불러서 같이 가줄게요.”

서유는 그의 마음에 감동해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심이준은 핸들을 꽉 잡은 오른손을 풀고 그녀를 향해 검지를 흔들었다.

“오해하지 말아요. 난 그냥 범인을 내 손으로 잡는 것에 흥미가 생겼을 뿐이니까.”

“...”

‘그럼 그렇지. 감동은 무슨.’

한편, 이승하는 복도에서 진을 치던 사람들이 다 떠났다는 보고를 받은 뒤 서둘러 방에서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서유를 찾아가려고 할 때 택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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