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39화

서울에 도착한 후, 이승하는 링거를 뽑아 던지고 황급히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는 제대로 걷지도 못했고 억지로 몸을 지탱하며 비틀거렸다.

택이는 그런 그에게 달려가 황급히 부축해주며 공항에서 나왔다.

이승하가 귀국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던 소수빈은 이미 차를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승하의 모습이 보이자마자 얼른 다가갔다.

“대표님.”

이승하는 옆에 있는 택이를 향해 말했다.

“넌 이만 가.”

택이는 김씨가 움직일 때만 나타나는 사람인지라 예의를 갖춰 알겠다고 대답한 후 자리를 벗어났다.

소수빈은 창백한 얼굴로 야윈 모습의 이승하를 보고는 그가 안쓰러워졌다.

불과 4개월 전에만 해도 이런 모습은 아니었는데 지금은 봐줄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늘 고고하고 차가운 남자를 이렇게 만든 건 서유라는 여자밖에 없을 것이다.

‘워싱턴에서 마주치고 또 갈등이 생겨 지금 이런 상태가 되셨겠지.’

소수빈은 이미 모든 걸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별다른 말 없이 이승하를 부축해 차에 태웠다.

“대표님, 일단 댁으로 모시겠습니다. 서희한테는 지금 당장 오라고 할게요.”

이승하는 핏줄 가득한 눈으로 소수빈을 바라보았다.

“정가혜 씨 별장으로 가.”

소수빈은 일단 휴식부터 하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이승하의 눈에 어린 조급함을 보고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시동을 걸었다.

그들의 차가 움직이자 뒤이어 세워진 십몇대의 차 또한 시동을 걸고 줄줄이 따라나섰다.

마당에 자란 잡초를 정리하던 정가혜는 고급 차들이 줄지어 별장 앞에 멈춰서는 걸 보고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차에서 내린 남자의 얼굴을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이승하는 몇 걸음 정도 걷다가 이내 힘이 다 빠진 듯 결국 소수빈의 부축으로 문 앞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초인종을 누르려는데 별장 문이 갑자기 열리고 정가혜가 걸어 나왔다.

그녀는 이승하의 혈색에 잠깐 흠칫하다가 이내 표정을 바꾸고 물었다.

“서유 보러 오셨나요?”

이승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에 있습니까? 만나고 싶은데.”

그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