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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이승하의 수단은 서유도 아는 바 있기에 더 깊이 생각하기 싫어 이렇게만 대답했다.

“아마도 워싱턴을 떠났나 보죠.”

심이준도 이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지 인사만 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서유가 핸드폰 연락처에서 빠져나오는데 정가혜가 영상통화를 걸어왔다.

통화를 수락하자 바텐더에 기댄 정가혜가 화면에 나타났다.

“서유야, 워싱턴에 간 지 보름이나 되는데 나 안 보고 싶어?”

“보고 싶지.”

서유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다 정가혜 손에 든 담배를 발견하고는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가혜야, 담배 좀 적게 펴.”

정가혜는 담배에 대한 의존성이 꽤 심한 편이었다. 금연한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다시 담배를 꺼내 들었다.

여자는 그래도 술과 담배를 적게 하는 게 좋은데 정가혜는 신경 쓰지 않았다.

맨날 술과 담배를 달고 살았고 클럽에 있는 시간이 많았기에 끊으려 해도 끊을 수가 없었다.

정가혜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눈썹을 추켜세우며 말했다.

“고급 담배라 몸 안 상해. 걱정하지 마.”

서유가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물었다.

“가혜야, 보름 동안 잘 지냈어?”

정가혜가 예쁜 눈을 흘기며 말했다.

“이제야 내 생각이 난 거야? 보름 동안 뭐 했어? 문자해도 한참 뒤에나 답장하고...”

서유는 민망한 듯 고개를 숙였다.

“나...”

“잠깐만.”

정가혜는 뭔가 발견한 듯 눈을 크게 뜨고 서유의 목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너 목에 그 빨간 흔적들은 뭐야?”

이 말을 들은 서유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지더니 얼른 잠옷을 위로 당겼다.

목을 가리고 싶었지만 잠옷은 마치 그녀와 심술이라도 부리듯 올리자마자 바로 아래로 떨어졌다.

눈치가 빠른 정가혜는 그녀의 궁색한 모습을 보고 단번에 무슨 상황인지 알아챘고 일부러 서유를 놀려댔다.

“모기한테 물리기라도 했나보지?”

서유가 서둘러 해명하려 했지만 정가혜가 한발 먼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워싱턴의 모기가 이렇게 큰 줄은 몰랐네.”

정가혜의 말에 웃음이 터진 서유는 올라왔던 홍조가 조금 가라앉았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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