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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서유는 멈칫하더니 아무 생각 없이 이승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승하는 턱을 살짝 들고 그녀의 눈동자를 조용히 바라보며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유는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고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

“기억이 안 나는데…”

만약 서유가 예전처럼 꿈에서 송사월의 이름을 외쳤다면 둘 사이는 정말 끝이라고 생각했다.

이승하의 가슴에 올려진 서유의 손에 힘이 들어갔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나갈게요…”

서유가 몸을 일으켜 나가려는데 이승하가 그녀를 안고 방향을 돌려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그러더니 예쁜 눈으로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승하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볼에 키스하고는 그녀를 안고 욕실로 향했다.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소리가 물소리와 함께 간간히 들려왔다.

이승하가 아직 욕구를 채 쏟아내지 못한 듯 매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서유야, 드디어 네가 꿈에서 내 이름을 불렀어…”

서유는 너무 피곤했지만 그래도 억지로 버티면서 도면을 그렸다. 그리면서도 속으로 이승하를 욕했다.

그렇게 분노로 가득 찬 마지막 한 획이 그어졌고 자를 내려놓는 순간 서유는 의자에 그대로 널브러졌다.

얼마 쉬지도 못했는데 심이준이 전화를 걸어와 도면을 재촉했다.

“도면 완성했어요?”

서유는 힘이 다 빠진 목소리로 답했다.

“완성했어요. 사진으로 보내줄게요…”

“사진은 안 되고 원본이 필요해요. 주소 보내주면 내가 그쪽으로 갈게요.”

서유는 창가에 앉아 경제 잡지를 보고 있는 이승하를 힐끔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심이준 씨가 직접 원본을 가지러 오겠다는데요?”

이승하가 덤덤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올 용기는 있고?”

수화기 너머로 듣고 있던 심이준은 이승하의 차가운 목소리에 얼른 이렇게 대답했다.

“실례가 많았네요. 그럼.”

서유는 꺼진 화면을 바라보며 몇초간 멍해 있더니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다.

심이준은 왜 이승하를 이렇게 두려워하는 걸까?

서유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있는데 심이준의 문자가 하나둘 날아왔다.

[이승하 씨 너무 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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