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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워터풀 시티에 도착한 심이준은 눈앞에 펼쳐진 궁전 같은 별장에 조화롭던 얼굴이 일그러졌다.

심이준은 이승하에게 작은 반항이라도 하기 위해 신고 온 슬리퍼를 내려다봤다.

다시 한번 별장을 쳐다본 심이준은 방금 한 결정이 경솔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별장 문이 활짝 열리자 심이준은 침을 꿀꺽 삼키고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 인테리어가 밖에서 본 것보다 더 휘황찬란하자 심이준은 급 서러워지기 시작했다.

“서유 씨, 혹시 그거 알아요? 대표님이 당신을 데려가던 그날 나는 어디서 지냈는지?”

서유는 도면을 돌돌 말며 물었다.

“어디서 지냈는데요?”

심이준의 깔끔한 미소가 그대로 굳더니 이렇게 말했다.

“육교 아래서 몇몇 아프리카 노숙자들과 함께요!”

도면을 말던 서유의 손이 멈칫하더니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

“미안해요. 그런 줄은 몰랐네요…”

심이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흔들며 이렇게 말했다.

“비록 서유 씨가 나보다 좋은 데서 지내긴 하지만 당신은 2억을 잃었는걸요.”

서유가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더 비참하다면 심이준도 그나마 심리적 위안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뭐, 대표님과 결혼한다면 2억도 아쉬운 돈은 아니겠네요.”

다시 한번 찬찬히 짚어본 심이준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똑같이 외국에서 일하는 처지에 서유는 재벌을 만나고 있는데 자신의 곁엔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심이준은 마음이 씁쓸했다.

서유는 표정이 다채로운 심이준을 힐끔 쳐다보더니 잘 말아둔 도면을 그의 손에 넘겨줬다.

“이준 씨, 빨리 가서 일 봐요. 고객 쪽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곳이 있다면 기록해서 나한테 알려줘요. 수정할게요.”

심이준은 표정을 정리하고 도면을 받았다. 그러더니 씩씩거리며 서재를 나섰다.

서재에서 나오자마자 앞으로 팔짱을 낀 채 원형 계단에 기대 선 이승하와 눈이 마주쳤다. 이승하는 그를 향해 턱을 살짝 세우더니 이렇게 말했다.

“심이준 씨, 제 서재로 오시죠. 잠깐 할 얘기가 있습니다.”

“아니요, 우리 사이에 무슨 할 얘기가 있다고…”

심이준이 놀라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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