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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잡고 있던 손이 갑자기 허전해지자 마음도 따라서 허전해지는 것 같았다.

서유는 먼 곳에 서서 여자와 이승하가 나누는 대화에 귀를 기울였고 표정도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저 여자 누군지 알아요?”

성이나가 서유 곁으로 다가오더니 그녀와 나란히 먼 곳을 바라봤다.

서유가 성이나의 말에 대꾸하지 않자 성이나는 혼잣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름은 강세은, 유럽 4대 가문 중 강씨 집안의 딸이죠.”

성이나는 고개를 돌려 표정은 변했지만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는 서유를 살폈다.

“저런 집안이라면 나도 비길 수가 없는데 저보다도 뒤처진 서유 씨가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서유는 어딘가 허전한 손바닥을 꽉 움켜쥐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성이나를 노려봤다.

“성 선생님, 뺏어야만 가질 수 있는 사랑이라면 저도 싫어요. 그러니 성 선생님도 그런 생각 버리는 게 좋을 거예요.”

서유가 몸을 돌려 먼저 나가려는데 성이나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뒤를 따라 나왔다.

“서유 씨, 승하가 만약 정말 서유 씨를 사랑한다면 아까 같은 상황에 서유 씨의 손을 잡고 먼저 나갔겠죠.”

“승하는 서유 씨의 기분 따위 신경 쓰지 않아요. 당신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요. 계속 이렇게 잡고 있으면 아마 다치는 쪽은 서유 씨겠죠.”

서유는 순간 걸음을 멈추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성이나를 쏘아봤다.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번 다쳐봐서 알아요. 두 번이라고 두려울 것도 없고요.”

성이나는 과거 이승하와 서유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예 모르고 있었기에 서유의 말이 꽤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하지만 눈치가 빠른 성이나는 이승하와 서유가 전에도 만난 적이 있다는 걸 눈치챘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 있을까?

성이나는 앞으로 팔짱을 낀 채 턱을 살짝 들고 서유를 바라봤다.

“한번 상처받으면 다음에도 또 상처받을 거예요. 같은 남자한테 두 번 당하는 그 꼴이 어떨지 지켜볼게요.”

성이나는 이 말을 뒤로 이승하와 강세은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서유는 더없는 권리를 가지고 있는 그들을 바라보며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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