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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욕실에서 나온 이승하는 머리가 젖은 채로 화장대에 앉아 피부관리를 하는 서유를 발견했다.

이승하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옆에 놓인 선풍기를 들어 그녀의 머리를 섬세하게 말려주기 시작했다.

거울을 통해 자신을 살뜰하게 챙기는 이승하를 본 서유는 불안하던 마음이 점점 차분해졌다.

이승하는 서유의 머리를 말려주고는 눈에 있는 이물을 제거하고 치료해 주는 약을 그녀에게 먹여주고는 그녀를 의자에서 번쩍 안아 올렸다.

“서유야, 내일 핀란드에 오로라 보러 가자.”

전에 서유와 만날 때 그녀가 오로라 사진을 찾아보는 걸 보고 아마 거기를 가보고 싶어 할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때 그들은 서로를 시험하기 바빴고 그렇게 얼마 남지 않은 따듯함을 모두 갉아 먹었다. 그러니 그녀를 위해 해줘야 하는 일은 한 번도 해준 적이 없었다.

이승하는 여생으로 그녀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그녀의 마음에 난 상처를 보듬어주어 좋은 기억만 남겨주리라 다짐했다.

이승하의 품에 안긴 서유는 고개를 들어 선명한 그의 턱선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승하는 서유를 침대에 내려주더니 그녀가 너무 힘들까 봐 더는 건드릴 엄두를 못 내고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잠에 들었다.

서유는 그런 이승하를 보며 은연중에 핀란드는 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예상대로 이튿날 아침을 먹기도 전에 별장 앞에 NASA에서 보내온 차 수십 대가 서 있었다.

이승하의 신분과 즐비하게 서 있는 보디가드에 NASA 사람들은 들어올 엄두를 못 냈고 그저 사람을 보내 이승하를 항공기지에 모셔 오라고 했다.

이승하는 서유를 데리고 오로라를 보러 가기로 했기에 NASA로 가는 걸 거절했지망 국장이 직접 모시러 왔다

두 사람은 서재에서 한참 티격태격하더니 국장이 어두운 표정으로 서재에서 나왔다. 뒤따라 나오는 이승하의 얼굴도 그리 곱지는 않았다.

안 좋게 끝난 둘의 대화에 서유가 이승하를 설득했다.

“오로라는 언제든지 보러 가면 되죠. 항공 프로젝트를 멈출 수는 없잖아요. 먼저 기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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