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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서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약속했잖아요. 잃어버린 물건들을 찾게 되면 우리 사이도 끝이 날 거라고요. 이젠 물건을 되찾았으니 우리 그만해요.”

그 말에 몸이 굳어버린 그는 온몸에서 전해진 엄청난 고통과 절망감에 두 눈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숨조차 쉴 수가 없었다.

이를 악물고 있는 그의 얼굴에 핏줄이 선명히 드러났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그녀의 손을 꽉 잡고 소독약을 발라주었다.

서유는 고개를 숙인 채 그를 쳐다보면서 이 사람의 따뜻한 온기에 더 이상 흔들리지 않겠다고 경계심을 부쩍 치켜세웠다.

잠시 후, 그가 거즈를 다 감은 것을 보고 그녀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이승하 씨, 귀국하는 비행기표 이미 샀어요. 오늘 이 별장을 떠날 거예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미련 없는 그녀의 말에 그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다.

눈시울이 붉어진 그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았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당신과 내가 이 워싱턴에서 이 별장에서 얼마나 많은 추억들이 있었는데. 고작 고맙다는 말 한마디뿐이야?”

서유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되물었다.

“이승하 씨, 내 몸까지 당신한테 바쳤는데 그거면 충분하지 않나요?”

그녀의 말을 듣고 이승하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서유, 지금 당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

매번 잠자리는 늘 그가 먼저 원해서였지만 서유도 그를 거절하지는 않았다.

근데 헌신이라는 말로 그녀는 두 사람 사이에 남아 있는 아름다운 추억들을 형용하고 있다.

자신이 한 말이 조금은 과격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녀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나 침묵하는 그녀의 모습은 그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다.

그는 떨리는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당신이 이것들을 발견한다면 망설임 없이 떠날 거라는 걸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 하지만 나한테조차 전혀 미련이 없을 줄은 몰랐네 .”

승하 씨에서 이승하 씨로 변한 서먹한 호칭, 불과 나흘 만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그녀를 보며 이승하는 그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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