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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한참 동안 상처 입은 자신의 손바닥을 쳐다보다가 이승하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괜찮다, 어젯밤에 그가 무엇을 했든 이미 지칠 대로 지친 그녀는 더 이상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워싱턴 거리의 벤치에 앉아 하룻밤을 꼬박 앉아 있는 동안 그녀는 정신이 들었다.

그녀와 이승하는 근본적으로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었다. 그녀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그 남자는 그녀가 쉽게 쳐다볼 수 없는 위치의 사람이었다.

이 남자처럼 먹이 사슬 꼭대기에 있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지 그녀는 알 수가 없다.

충분히 알지도 못하는 이 사람에 대해 믿음을 가졌다가 결국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두 사람 사이에 이러한 신분 차이가 있어도 예전의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저 용감하게 이 사람을 사랑한다면 아름다운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데이트할 때,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그녀가 메뉴판에 적힌 프랑스어를 읽을 수 없을 때.

국회의사당에 참관하러 갔는데 그 안의 사람들이 이승하를 보고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건넬 때.

그녀를 데리고 만나러 간 친구들이 모두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던 전 세계의 귀족들이었을 때.

다른 여자랑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있는 것을 보고 들어가 물어보려는 찰나 경비원이 문밖에서 그녀의 길을 막을 때.

비를 맞으며 호텔까지 쫓아왔지만 이곳은 영국 왕실 귀족들만 출입할 수 있는 곳이라고 들어가지도 못할 때.

그녀는 비로소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문제가 서로에 대한 믿음뿐만이 아니라 엄청난 신분과 배경 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와 함께 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힘으로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위치에 서고 싶었다. 하지만 그동안...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힘으로 그가 있는 정상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벽을 넘어야 하는지 그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하필이면 그녀가 뛰어넘으려고 애쓰고 있을 때, 그에 대한 그녀의 마음은 산산조각이 났고 마음이 무너지게 된 그녀는 완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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