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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그는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또다시 그녀를 탐했다. 가뜩이나 머리가 아팠던 서유는 더 진한 고통이 전해져 온몸을 떨었다.

눈앞에 차갑기만 한 그의 모습을 보고 그녀는 실망감이 더 커졌다.

“내가 싫증 나게 되면 그땐 날 보내줄 건가요?”

이승하는 손끝으로 그녀의 피부 곳곳을 어루만졌다.

“당신이 싫어지는 날은 없을 거야. 그러니까 나한테서 도망칠 생각은 진작에 버리는 게 좋을 거야.”

차가운 그의 손길에 서유는 무서워서 피하고 싶었지만 그가 그녀의 몸을 누른 채 그녀를 꼼짝도 못 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주먹을 불끈 쥐며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아이가 생기면 내가 떠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의 입가에 서늘한 미소가 떠올랐다.

“아이가 생기면 당신은 영원히 내 곁에 있게 될 거야.”

세 식구가 행복하게 살고 있는 그림을 상상하고 있는 듯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서유는 그런 그를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당신의 아이를 갖는다고 하더라도 난 떠날 거예요.”

살갗을 어루만지던 손끝이 순식간에 굳어졌고 남자의 슬픈 눈빛이 싸늘하게 변해갔다.

“그건 당신 마음대로 안 될 거야.”

그는 그녀를 이 별장에 가둘 생각이었다. 그녀가 아이를 임신한다면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자유를 잃고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서유는 밥도 먹지 않고 약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았다.

그녀는 침대에 엎드려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창밖에 펼치진 바다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이승하는 침대 옆에 앉아 약을 들고 그녀를 달랬다.

“밥은 먹지 않더라도 약은 먹어야 할 거 아니야?”

침대 위의 그녀는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완전히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듯했다.

그는 갑자기 맥이 빠졌다.

“그렇게 그 사람한테 가고 싶은 거야?”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녀가 대답하기만을 기다렸지만 그녀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이승하는 손에 들고 있던 약을 꽉 쥐더니 깊은숨을 들이마시고는 천천히 손을 폈다.

“서유, 내가 돌아오면 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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