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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병원 입구에 멈춰 섰고 그는 그녀를 품에 안고 응급실로 뛰어갔다.

병원 원장은 특별 전화를 받자마자 급히 달려왔고 혼수상태에 빠진 그녀를 응급실로 밀어 넣었다.

이승하는 차가운 바닥에 앉아 넋이 나간 얼굴로 굳게 닫힌 응급실의 문을 쳐다보았다.

잠시 후, 안에서 원장이 나오는 것을 보고 그제야 고개를 들고 의사 가운을 입고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이 대표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에서 몸이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갑자기 의식을 잃은 겁니다. 별일 아닙니다.”

그의 말에 무감각했던 그의 심장은 그제야 조금이나마 온기를 되찾았다.

그는 고개를 들고 원장을 쳐다보았다.

“다른 데는요?

원장은 상냥한 말투로 그를 안심시켰다.

“다른 곳은 별문제 없습니다. 그러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가 무릎 위에 올려놓은 손가락을 살짝 웅크린 채 답을 알면서도 결국 한마디 물었다.

“임신했습니까?”

흠칫하던 원장은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서유 씨는 아이를 갖기 힘든 사람입니다.”

얼굴이 창백해진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왜죠?”

그의 물음에 원장은 사실대로 대답했다.

“피임약을 너무 많이 먹은 탓도 있고 게다가 신체적인 상처가 큽니다. 또한 지금 먹고 있는 약의 부작용도 큰 편이고요.”

피임약...

이 세글자가 그의 심장을 후려쳤고 그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핏기가 전혀 없어 보였다.

아이를 갖고 싶었고 그녀를 곁에 남겨두고 싶었다. 그러나 예전에 저지른 잘못 때문에 그의 희망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그는 실소를 터뜨리더니 이내 눈가가 촉촉해졌다.

평소에 늘 카리스마 넘치던 이 대표가 이런 낭패한 모습을 보이자 원장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 대표님...”

이승하는 눈물을 삼키고 싸늘한 눈빛으로 원장을 쳐다보았다. 그의 차가운 눈빛에 원장은 눈치껏 이내 자리를 떴다.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고민에 빠져있던 그는 벽을 짚고 일어나 병실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병실 안, 침대에 누워있는 서유는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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