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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유리창에 손이 닿기도 전에 성이나가 서유의 손목을 낚아챘다.

“서유 씨, 승하의 태도를 보고도 희망을 버리지 못한 거예요?”

우산을 쓴 성이나는 오만한 표정으로 피를 홀딱 맞은 서유를 내려다봤다.

“정말 가엽네요. 애초에 내 당부를 들었으면 얼마나 좋아요. 그럼 이 지경까지는 안 됐을 텐데.”

서유는 성이나의 손을 뿌리친 채 그녀를 차갑게 쏘아보더니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창문을 두드리려 했다.

성이나가 한발 먼저 우산으로 서유의 손을 막더니 경멸에 가득 찬 눈빛으로 서유를 바라봤다.

“서유 씨, 아까 문 앞에서 그렇게 애타게 들여보내 달라고 하는 걸 승하도 봤을 텐데 나오지 않았어요. 이건 뭘 의미하는 걸까요?”

“새로 사귄 여자 친구 앞에서 엑스를 도와주고 싶지 않다는 얘기죠. 이렇게 매정한 사람한테 그렇게 매달리고 싶어요?”

서유는 주먹을 너무 꽉 움켜쥐는 바람에 손톱이 살을 뚫고 들어가 피가 새어 나왔다. 서유는 그제야 마음이 좀 나아지는 것 같았다.

성이나 싸울 기분도 힘도 없는 서유는 더는 무의미한 입씨름을 하기 싫었지만 성이나가 계속 그녀의 귀에 대고 중얼거렸다.

“서유 씨, 얼른 꿈에서 깨요.”

“승하는 그냥 서유 씨가 예쁘고 몸매도 좋고 하니까 침대에서 갖고 놀기 좋다고 생각해 옆에 둔 것뿐이에요.”

“봐요, 새로운 사냥감이 생기니까 바로 찬밥 신세인 거. 아직 헤어지자는 소리를 못 했을 뿐 사랑은 아니라는 거죠.”

“이 세상의 많은 남자들이 여자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하게 하려고 일부러 정서적으로 냉대하죠. 이건 서유 씨도 잘 알고 있잖아요.”

“그러니 여기서 비련의 여주인공 연기 좀 그만해요. 보는 사람 아무도 없으니까. 승하도 전혀 동정하지 않는데 왜 굳이…”

참을 데까지 참은 서유는 성이나가 끝도 없이 가시 돋친 말을 늘어놓자 성이나의 귀뺨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그 입 좀 다물어요!”

서유는 아까 날린 그 싸대기에 남은 힘을 전부 쏟아부었다. 빠르고 정확하고 매섭게 내리친 덕분에 성이나의 볼은 금세 부어올랐다.

성이나는 그 자리에 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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