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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별장서 나온 서유는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신속하게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서유가 차에서 내렸을 때 날은 이미 어둑어둑해졌고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날씨에도 레스토랑의 핑크빛 분위기는 전혀 영향받지 않았다.

서유는 도로변에 서서 맞은편 레스토랑을 멀찍이 내다봤다. 거기엔 외모와 몸매가 빼어난 두 사람이 앉아 있었다.

남자는 까만 슈트 차림을 하고 소파에 기댄 채 고개를 살짝 젖히고 맞은편에 앉은 빨간 입술의 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는 섹시한 빨간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남자와 똑같은 자세로 소파에 기대 맞은편에 앉은 남자를 보며 뭐라 말하고 있었다.

서유는 그들의 표정까지는 잘 보지 못했지만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보니 이승하가 저번에 서유를 데리고 간 그 프랑스 레스토랑이 생각났다.

서유는 두 사람이 데이트 중이라고 믿고 싶지 않았지만 심장이 자꾸만 벌렁거렸다.

무서움이 용기를 완전히 대체했고 그쪽으로 다가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서유는 그 자리에 선 채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용기 내어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인도를 건너 맞은편으로 건너가는데 이승하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봤다.

서유를 발견한 이승하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꽂혔다. 서유는 얼른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지만 잘생긴 얼굴엔 아무 표정이 없었고 차가운 얼굴이 그녀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

이승하의 예쁜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정함은 3년 전 그를 만나고 있을 때보다 다 차가웠다.

뼛속까지 시린 그의 눈빛에 들고 있던 서유의 손이 그대로 허공에서 굳어버렸다.

그를 다시 받아주면서 사실 걱정이 들기도 했다. 원하는 걸 손에 넣으면 순간 차가워질 수도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서유는 지금 자신의 몸과 마음을 이승하에게 다 바쳤지만 걱정했던 일을 해가지는 못한 것 같았다.

서유는 한참을 그자리에 멍하니 서 있다가 천천히 손을 내렸다.

그녀는 주먹을 꼭 쥔 채 이승하를 찬찬히 뜯어봤다. 그가 그렇게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봤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가 않았다.

혹시 그녀를 보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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