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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성이나는 빼어난 자태를 뽐내며 승마장으로 향했다. 서유는 주먹을 으스러지게 움켜쥐었다.

성이나는 말에 올라타자마자 빠른 속도로 이승하릉 따라잡았고 이승하와 뭔가 얘기를 주고받았다.

이승하는 속도를 늦추더니 성이나가 가리킨 방향을 따라 대기석에 앉은 서유를 바라봤다.

말을 탄 두 사람은 매우 잘 어울렸다. 하지만 말을 탈 줄 모르는 서유는 그저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서민의 절망이 이런 걸까? 태어날 때부터 뒤처진 스타트 선을 커서 아무리 따라잡으려 해도 따라잡기 힘들었다.

아까 비록 성이나를 디스하긴 했지만 자비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여 서유는 시선을 거두고 탈의실로 향했다.

성이나가 이승하에게 말했다.

“이승하, 서유 씨 너 믿고 내 앞에서 나대는데 뭐라 좀 하지 그래?”

이승하는 서유를 힐끔 쳐다보더니 안장에서 긴고 얇은 채찍을 꺼내 성이나가 탄 말의 엉덩이를 힘껏 내리쳤다.

말은 고통에 울부짖으며 미친 듯이 경주로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자세를 잡지 못한 성이나는 죽기 살기로 고삐를 틀어잡았기에 말에서 추락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말에 거꾸로 매달린 채로 일어나지 못했다.

거꾸로 매달린 성이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선글라스를 끼고 말 등에 앉아 그녀를 차갑게 쏘아보는 이승하를 바라봤다. 너무 짜증 났다.

서유는 그렇게 부드럽게 대하면서 왜 자기는 이렇게 매정하게 대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성이나의 승마 실력이 그나마 괜찮아서 그렇지 아니면 정말 그 채찍 한 번에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다.

이승하는 차가운 시선을 거두더니 얼음장 같은 얼굴로 아무 말 없이 말을 돌려 마사로 향했다.

이승하의 친구들은 그가 갑자기 성질을 내자 성이나를 보는 눈빛이 따라서 아니꼬워졌다.

“누가 성이나를 부른 거야? 학교 다닐 때 승하가 성이나 싫어했던 거 몰라?”

“레오 아닐까? 평소에 성이나랑 잘 지내는 편이잖아. 아마도 레오가 흘린 것 같은데?”

친구들에게 지목된 레오는 얼른 고삐를 잡더니 뒤로 슬슬 물러나며 아무것도 모르는 척 몰래 승마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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