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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오전 내내 시달리고 나서야 이승하는 서재에서 그림 도구를 꺼냈다.

서유는 손을 내밀어 받으려 했지만 이승하가 서유의 손을 잡더니 다른 서재로 데리고 갔다.

이 서재는 전에 봤던 서재보다 더 컸다. 해살이 유럽풍 인테리어를 한 방안에 비쳐 들자 너무 따듯해 보였다.

이승하는 물품을 기다란 테이블에 내려놓더니 고운 손으로 서유의 단발을 매만졌다.

“서유야, 이 서재 괜찮아?”

“괜찮네요.”

건축 도면을 그리려면 긴 테이블이 필요했는데 원목으로 만든 이 테이블은 크고 넓은 게 치수를 재고 구도를 그리는데 딱이었다.

서유는 테이블 앞에 앉아 도면을 펼치고 구도를 설계하려는데 이승하가 그녀를 안아 올렸다.

이승하의 품에 안긴 이승하는 수줍어하며 밀어냈다.

“아니...”

이를 들은 이승하의 창백한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너 아직 점심 식사 전이잖아. 내려가서 뭐 좀 먹자.”

이승하를 오해한 서유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머리를 그의 튼실한 가슴에 파묻고 품에 안긴 채 주방으로 향했다.

오후에 심이준은 상대가 원하는 스타일을 소통한 후 서유에게 보내주며 먼저 초안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서유는 핸드폰 화면을 슬라이드 해서 여러 번 확인했고 설계 방향을 대략 정했다.

그녀는 서재로 돌아와 테이블 앞에 앉아 펜슬과 자를 들고 도면을 그리기 시작했다.

워싱턴의 사오월은 초봄이라 햇살이 따듯했다. 햇살은 창밖의 나뭇잎 사이를 뚫고 방 안으로 들어와 그녀의 몸을 따듯하게 비춰줬다.

원래도 충분히 아름다운 얼굴에 햇살이 언뜻언뜻 비치니 더욱 매혹적으로 보였다.

이승하는 창문 아래에 놓인 소파에 앉아 한 손으로는 책을 들고 한 손으로는 머리를 짚고 있었다.

이승하는 덤덤한 눈빛으로 책을 보다가 열심히 도면을 그리고 있는 서유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시선 한 번에 이승하는 그대로 빠져들었다. 어두웠던 눈동자에 점점 빛이 스며들었다.

그는 서유가 도면을 그리는 걸 조용히 바라봤다. 두 사람이 서재에 앉아 있는 모습이 너무 따듯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렇게 앉아서 몇 시간을 그린 서유는 깔깔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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