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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하지만 그 당시 그는 직접 서유를 화장터로 보냈었다. 근데 서유가 어떻게 이리 멀쩡하게 그의 앞에 나타날 수 있단 말인가?

그는 그녀가 환각이라는 의심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의 등을 쓰다듬는 손에서 그녀의 체온을 느끼게 되자 그는 비로소 그녀가 진실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는 떨리는 두 손으로 다리 위에 엎드려 울고 있는 소녀의 얼굴을 들고 자세히 그녀를 훑어보았다.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어도 그녀는 변한 게 없었다. 예전에 창백했던 얼굴은 지금 생기가 넘쳐 보였다.

병고에 시달리던 과거와는 결별한 듯 지금의 그녀는 새롭게 태어난 것 같았다.

그런 그녀를 보며 그는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서유야.”

서유는 그를 올려다보며 눈물을 머금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나 여기 있어.”

그녀는 항상 있었다. 송사월의 따뜻한 얼굴에도 미소가 떠올랐다.

“다행이다. 네 말 들어서.”

“무슨 말?”

그녀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녀의 반응에 송사월은 흠칫했다.

‘서유가 나한테 했던 말을 잊어버렸나 보네. 하지만 괜찮아. 내가 기억하고 있으니까.’

그는 손을 뻗어 혼신의 힘을 다해 그녀를 품에 꼭 안았다.

“서유야, 이번에는 난 널 잊지 않았어.”

그가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그는 날마다 수없이 그녀를 생각하고 그녀의 얼굴을 머릿속에 깊이 새겼다. 가끔 기억이 흐릿해져도 그는 그녀를 잊지 못하였다.

서유가 그한테 다음 생에는 다시는 자신을 잊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서유는 또다시 눈물을 왈칵 쏟았다.

“사월아, 미안해.”

‘이렇게 날 사랑하는 사람인데. 내가 죽기 전에 다른 남자를 만나고 싶어 했을 때 사월이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송사월은 그녀를 껴안고 몇 번이나 이 말을 반복했다.

“서유야, 나한테 미안해하지 마.”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흐느끼고 있는 그녀를 보며 그는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그녀를 위로했다.

두 사람은 함께 부둥켜안고 예전처럼 서로 의지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있었다.

유일하게 변한 것은 그가 그녀를 잊어버렸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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