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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이승하는 손바닥을 펴고 흉터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피식 웃었다. 그렇게 절망스럽기 짝이 없는 웃음을 서유는 처음 봤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그를 향해 한 발짝 다가갔다.

“가까이 오지 마.”

그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고 그의 무거운 목소리가 차 안에서 흘러나왔다.

“앞에 있는 저 별장이 바로 그 사람이 있는 곳이야. 그 사람한테 가봐.”

서유는 별장 쪽과 차 안의 남자를 한 번씩 쳐다보고는 결국 뒤돌아서 별장을 향해 걸어갔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송사월에게로 향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이승하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마치 모든 과거를 덮어 버리고 더 이상 언급하지도 강요하지도 않을 것처럼 손바닥을 움켜쥐었다.

소수빈은 고개를 돌리고 이승하를 쳐다보았다.

“대표님, 대표님께서도 서유 씨 때문에 자살하신 적 있으시잖아요.”

그의 말에 이승하는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

“이 일은 절대 서유한테 알려서는 안 돼.”

미간을 찌푸리던 소수빈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입니까?”

‘서유 씨를 위해 그리 많은 일을 하셨으면서 왜 그녀에게 말하지 않으시는지...’

이승하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두 사람이 잘되기를 바라야지.”

소수빈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그를 쳐다보았다.

“그럼 대표님은요? 대표님은 어떡합니까?”

서유를 사랑하다 못해 매번 그녀의 기일이면 손바닥과 손목에 칼자국을 남겼던 이승하였다.

그렇게 그녀를 사랑하고 소유욕이 강한 남자가 지금 자기 손으로 그녀를 다른 남자에게 보내다니...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이승하는 소수빈의 말에 대답이 없었고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차창 밖의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을 바라보았다.

빛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젠 그의 것이 아니었다.

억지로 놓아주지 않는다 해도 그 빛은 그에게로 오지 않을 것이고 그에게 따뜻함을 줄 수 없을 것이다.

사랑에 빠지면 안 된다고 가르침을 받았을 때부터 어쩌면 그는 평생을 외롭게 살아가고 영원히 사랑받지 못할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한편, 별장 입구에 도착한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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