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71화

무슨 일이 있어도 내연녀가 되고 싶지 않다고 했던 서유였다. 근데 그가 어떻게 서유를 실망시키는 일을 할 수 있겠는가?

그녀를 꼭 껴안은 채 그가 참지 못하고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당신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난 평생 어떤 여자와도 결혼하지 않을 생각이었어.”

그 말에 서유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혐오가 가득 찼던 그녀의 눈빛이 점점 의아한 눈빛으로 변해갔다. 그녀는 그가 이런 생각을 할 줄은 꿈에서도 생각지 못했던 것 같다.

그녀는 속으로 매우 놀랐지만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고 그에게 왜 연지유와 결혼하지 않았는지도 묻지 않았다.

그가 손을 뻗어 그녀의 볼을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결혼하고 싶었던 사람은 당신이었으니까.”

무거운 그의 목소리에 참을 수 없는 깊은 감정이 섞여 있었다. 그녀는 깜짝 놀랐지만 이내 불신으로 가득 찼다.

잠시 후, 이승하가 무슨 말을 더 하려 할 때 앞쪽에서 소수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표님, 도착했습니다.”

이승하는 살짝 고개를 들고 서유를 바라보며 아쉬운 듯 그녀를 다시 한번 안았다.

그녀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고 그녀의 눈빛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그를 탓하고 있는 듯했다.

씁쓸하게 웃던 그가 담담하게 말했다.

“이젠 끝났어.”

서유는 그를 한 번 쳐다보고는 그의 목덜미를 감싸고 있던 손을 풀고 그의 다리에서 내려왔다.

차 문을 밀고 내리는데 이승하가 그녀를 불렀다.

“서유.”

서유는 고개를 돌려 차 안에 앉아 있는 기품이 넘치고 차가움이 넘치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차 안의 빛이 어두워서 그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의 몸은 온통 어둠으로 휩싸여 그를 그림자 속에서 헤어 나올 수 없게 만들었다.

고개를 약간 기울인 그가 붉은 눈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예전에 내가 너무 당신한테 쌀쌀맞게 대해서 당신이 지금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믿지 않나 보군.”

그의 물음에 서유는 더 이상 피하지 않고 그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짙은 눈매가 내려앉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