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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이승하는 한 손으로 그녀의 턱을 붙잡고 그녀한테 눈을 마주치라고 압박했다.

눈앞의 남자는 예전처럼 세련된 모습이었고 잘생긴 얼굴은 변함이 없었다.

다만 깊은 눈매 아래 다크서클이 생겼을 뿐, 외모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꼼꼼하게 빗어넘긴 그의 머리는 기품이 넘쳐 보였고 극도의 금욕을 보여주고 있었다.

정장 재킷 아래의 흰 셔츠는 그녀로 인해 단추 두 개가 풀려있었다.

네크라인이 살짝 열리면서 그의 쇄골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더 내려가면 탄탄한 가슴과 늘씬한 허벅지가 눈에 띄었다.

그녀는 다시 돌아온 후 처음으로 그를 이리 자세히 살펴보게 되었다. 그의 모습은 변한 것 같기도 하고 변하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

이승하는 그녀의 눈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는 것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이런 순간에만 그녀의 눈에 자신이 있는 것 같다.

뼈마디가 뚜렷한 손으로 그녀의 단발머리를 만지며 그가 입을 열었다.

“예전에는 긴 머리를 좋아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의 말에 서유는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예전의 그녀는 머리를 기르는 것을 좋아했었다. 이 남자가 긴 머리를 좋아해서 단 한 번도 단발로 자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지금은 지현우의 핍박에 의해 단발머리를 하긴 했지만 이 또한 그녀가 과거를 끊어버리겠다는 결심이기도 했다. 앞으로는 더 이상 이승하를 위해 긴 머리를 기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승하의 손끝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따라 내려가더니 그녀의 심장에 멈추었다.

심장에 손길이 닿는 순간, 그는 뭔가 생각난 듯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여기... 아직도 아파?”

서유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이식 수술한 후부터는 안 아파요.”

그녀는 자신의 심장 위에 놓인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그녀는 무심결에 고개를 숙여 그를 쳐다보았다. 그의 손목에는 칼에 베인 듯한 네 개의 깊은 흉터가 있었다.

그리고 손바닥에도 네 개의 흉터가 있는데 다 아물었지만 뼈가 보일 정도로 무서워 보였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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