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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그녀를 꼭 껴안고 있지만 그녀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는 텅 빈 느낌에 그는 미칠 것만 같았다.

이때, 그녀가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

“싫어요? 싫으면 그냥 나 보내줘요.”

숨을 쉴 수도 말을 할 수도 없을 만큼 가슴이 찢어진 이승하는 그녀의 머리를 가슴에 가져다 댔다.

가슴이 찢어지는 소리를 그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그녀는 그가 얼마나 아픈지 신경조차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서유는 있는 힘껏 그를 밀어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고 그는 그저 그녀를 꼭 껴안은 채 그녀를 붙잡고 있었다.

난감해진 그녀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날 놓아줄 거예요?”

“날 사랑해 봐.”

이승하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의 머리 위에서 울려 퍼졌다.

그 말을 들은 서유는 마음이 살짝 떨렸지만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품에 안긴 여인은 시종일관 침묵했고 이승하는 그녀의 답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그가 고개를 숙이고 눈을 붉히며 물었다.

“서유야, 날 한 번만 사랑해 주면 안 돼?”

단 한 번만이라도 단 하루만이라도 그녀가 날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어떤 건지 그도 한번 느껴보고 싶었다.

그의 옷깃을 잡고 있던 서유가 마음이 흔들린 건지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을 꽉 주며 옷깃을 움켜쥐었다.

그러나 이 남자를 사랑했던 그 시간들을 생각하면 너무 힘들어서 그녀는 흔들리는 마음을 다시 바로 잡았다.

“이승하 씨, 우리는 계약 관계였었어요. 근데 지금 와서 사랑이라니요?”

그녀의 목소리는 사람을 떨리게 할 정도 차분했고 가슴이 찢어질 듯한 아픔이 그를 겹겹이 에워싸고 있어 그의 온몸을 아프게 만들었다.

“김초희.”

문밖에서 지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안으로 들어오려는 그를 누군가 막아서는 바람에 지현우는 그녀의 이름을 미친 듯이 부르고 있었다.

미간을 살짝 찌푸리던 서유는 고개를 들어 이승하를 쳐다보았다.

“이거 놔요. 이제 그만 해요.”

그러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꼭 껴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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