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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았던 정가혜는 손사래를 쳤다. 다만 그녀가 신경 쓰이는 부분은 이승하가 서유를 찾아왔다는 것이다.

정가혜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왜 널 찾아온 거야?”

이성을 잃은 이승하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라 서유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8년 동안 날 사랑했었대. 나한테 한 번만 기회를 더 달라고 했어.”

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가혜야, 참 웃기는 일 아니니?”

그동안 그렇게 모질게 대해놓고 이제 와서 사랑한다니? 뒤늦은 사랑이 그게 진심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편, 깜짝 놀라던 정가혜는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이 돌아왔고 그녀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서유야, 한 가지 너한테 말 못 한 일이 있는데... 사실 네가 죽고 나서 이승하 씨가 널 찾아왔었어.”

“그 당시 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던 모양이야.”

“하지만 난 그 사람이 널 죽였다는 분노에 휩싸여 다른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었어.”

“근데 지금 네가 하는 말을 들어보니, 어쩌면 이승하 씨가 널 정말로 사랑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하지만 서유를 사랑한다는 이승하가 왜 서유를 버렸는지 그녀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서유를 버린 것도 모자라 두 계집애 때문에 그는 서유한테 손찌검까지 했었다.

이연석과 함께 있는 동안 정가혜는 복수를 하기 위해 그한테 이승하에 관해 물어보기도 했었다.

다만 이연석은 그녀가 자신을 유혹한 목적을 알고 있기라도 하듯 둘째 형에 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여 그녀는 지금까지도 이승하가 왜 서유한테 그렇게 대했는지 알지 못하였다.

서유는 어안이 벙벙해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승하가 자신의 죽음 때문에 죽을 만큼 힘들어했다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지만 그녀는 그저 정가혜가 잘못 본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안해서 그랬던 거겠지.”

그가 때린 뺨으로 인해 서유는 예정보다 일찍 숨을 거두었다. 아무리 냉혹하고 무정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한 사람의 목숨 앞에서는 조금이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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