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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정가혜는 등이 파인 블랙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명품 핸드백을 메고는 거실 소파에 앉아 별장 곳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서유가 계단에서 내려오는 걸 보고 그녀는 냉큼 소파에서 일어나 서유를 향해 달려갔으나 서유가 한 발 더 빨랐다.

“천천히, 조심해. 넘어지지 말고.”

정가혜는 서유를 부축하고는 다정하게 그녀의 단발을 쓰다듬었다.

“예전에는 긴 머리만 유지하더니 지금 단발로 자르니까 더 생기 있어 보여.”

서유는 씁쓸한 마음이 들었으나 정가혜 앞에서 내색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맨날 아파서 허약했으니까 생기 있을 때도 됐지.”

정가혜가 안심하듯 웃었다.

“네가 이렇게 생각한다는 게 뭣보다 중요한 거지.”

서유는 미소로 답했다.

“가혜야, 아침 먹었어?”

정가혜는 고개를 끄덕였다.

“먹었어.”

그녀는 대답하고 주위를 둘러보더니 서유에게 물었다.

“지현우 씨는?”

서유는 고개를 들어 2층 침실을 바라보고는 말했다.

“아마 방에서 어린이 역할로 분열되어 있을걸.”

정가혜는 잠시 멍해서 이해를 못 하고 있었다. 그녀가 이해를 마쳤을 때 서유는 이미 그녀를 끌고 정원 쪽으로 가는 중이었다.

“너 방금 지현우 씨를 조현병 환자라 욕한 거야?”

서유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를 소파로 끌어당겼다. 하녀들이 커피와 디저트를 갖고 와 정가혜 앞에 놓았다. 정가혜는 고맙다 인사한 뒤 이해가 안 간다는 듯 서유에게 물었다.

“어린이는 또 무슨 뜻인데?”

서유는 스푼으로 케이크를 조금 덜어내 정가혜 입가로 가져간 뒤 해석했다.

“그 사람은 우리 언니를 사랑한다는 걸 인정하지 않아. 그래서 그 변함없는 충정과 지조를 기리려고 내가 붙인 별명이야.”

정가혜는 케이크를 먹고 웃으며 말했다.

“너네 두 사람 진짜 재밌어.”

서유는 그 말을 듣고 안색이 살짝 굳어졌다. 씁쓸한 웃음이 그녀의 입가에 퍼졌고 이윽고 그녀는 입을 열었다.

“가혜야, 나 곧 Y 국 가.”

아까까지만 해도 케이크의 단맛을 느끼던 정가혜는 말을 듣고 순간 식욕이 깡그리 사라진 것 같았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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