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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서유는 눈을 내리깔고 자신에게 엎드려 있는 그 사람을 쳐다보았다.

아래로 내려다보니 숱이 많은 머리카락만 보일 뿐이었다.

그녀는 그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 수가 없었고 꼼짝도 할 수 없어서 그저 그를 뚫어지게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한숨을 쉬며 힘없이 중얼거렸다.

“나 좀 더 기다려주지 그랬어...”

그의 목소리는 가장 중요한 사람을 잃은 듯한 슬픈 목소리였고 지난날의 추억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심장이 바뀌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심장은 지현우 애인의 심장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가 낮에 서유에게 깨어났으면 그녀를 대신해 잘 살라고 말한 건 그의 애인을 대신해 잘 살라는 말이었다.

그녀의 몸 위에 엎드려 있던 지현우는 그녀의 심장 박동이 잠들었을 때보다 빠르다는 것을 느끼고 그녀가 깨어난 걸 눈치챘다.

그가 고개를 살짝 들고 그녀와 가까이 눈을 마주친 그 순간 아득하고 그윽한 눈 밑에 갑자기 악한 기운이 떠올랐다.

그는 그녀가 깨어나기를 원하지 않는 듯 그녀를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안락사 주사를 들고 서유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난 당신이 눈을 뜨는 게 싫어요. 그냥 당신을 죽여야겠어요.”

그녀는 이 남자가 정신분열증을 가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서유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이미 한 번 죽었다 살아난 그녀는 사실 죽음이 두렵지 않았다.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그는 그녀의 팔을 잡고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그녀와 잠깐 눈을 마주쳤다.

뭘 망설이고 있는 것인지 그가 갑자기 주사기를 내려놓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됐어요. 어찌 됐든 그녀의 심장은 아직 있으니까.”

서유는 눈을 깜박거렸고 그녀와 자신이 도대체 어떤 관계인지 묻고 싶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기증자를 찾지 못했는데 왜 자신이 죽게 되니 갑자기 기증자가 나타난 건지 너무 궁금했다.

그녀의 의혹을 눈치챈 지현우가 주사기를 내려놓고는 소파에 앉아 등받이에 기댄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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