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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남자는 침대 옆의 소파에 앉더니 서유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이왕 깨어났으니 그녀를 대신해 잘 살아요.”

그가 말하는 그녀에 대해 몰랐던 서유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향해 눈을 깜빡거렸고 그가 좀 더 자세하게 말해주기를 바랐다.

서유에게 더 이상 말해주고 싶지 않았던 그 남자는 갑자기 침대 옆에 놓여있던 면도칼을 집어 들고 그녀의 머리를 번쩍 들어 올렸다.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갑자기 머리 위에서 면도기가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서유는 깜짝 놀랐다.

‘이 남자가 지금 내 머리를 깎고 있는 거야? 왜?’

충격받은 그녀의 모습을 눈치챈 듯 남자는 머리를 밀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간병인의 말로는 당신 머리가 너무 길어서 머리 감기기가 번거롭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깎아주면 여러모로 편할 것 같아서요.”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보니 많이 짧아 보였고 아마도 이렇게 깎은 것이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인 듯했다.

‘그러니까 내가 깨어나지 않는 동안 계속 민머리였던 거야?’

자신이 대머리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녀는 멘붕이 왔다.

그녀는 눈앞에서 자신의 머리를 미친 듯이 밀고 있는 남자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차갑게 노려보았다.

그러나 남자는 살기가 가득한 그녀의 눈빛을 조금도 개의치 않고 머리를 깎는 데만 집중했다.

머리를 다 깎은 뒤 그는 그녀에게 거울까지 가져다주었다.

“이 헤어스타일 괜찮지 않아요?”

거울 속 민머리가 될 정도로 짧게 머리가 깎인 자신의 모습을 보고 서유는 눈이 뒤집혔고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남자는 그녀의 반응을 보고 피식 웃었고 마치 무슨 재미난 장난감이라도 찾은 듯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는 거울을 내려놓고 소파 의자에 등을 기댄 채 다리를 꼬며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서유 씨, 참 재미있는 사람이네요.”

그의 말에 서유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 남자가 날 이렇게 부르는 건 분명 날 알고 있다는 뜻인데? 근데 난 왜 이 남자에 대해 기억이 없는 거지? 이 사람 도대체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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