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26화

지현우는 지나치게 잘생긴 얼굴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거절해도 돼요. 하지만 귀국할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예요...”

서유는 그저 멍한 표정이었다. 지현우는 여권으로 반지 함을 톡톡 건드리며 말했다.

“5분만 더 시간 줄게요.”

그 뜻인 즉 기회는 한 번뿐이라는 것이다. 거절하면 앞으로 귀국할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는 말이기도 했다.

서유는 큰 돌덩이로 가슴을 짓누르듯 숨통이 조여왔다. 너무 어려운 선택이었다.

지현우는 그런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그녀의 표정 변화를 관찰했다. 그는 확신에 찬 표정이었고 매우 태연했다.

주어진 시간이 지나고 서유는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당신이 말한 대로 할게요. 근데 그냥 법적으로, 명의만 부부인 거예요.”

이를 들은 지현우가 콧방귀를 꼈다.

“그게 아니면 뭔데요? 지금 무슨 생각하는 거예요?”

지현우는 다이아 반지를 반지 함에서 꺼내더니 그녀에게 손을 내밀라고 눈짓했다.

서유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손을 내밀었다. 지현우는 투박하게 그녀의 약지에 반지를 끼워 넣었다.

그러더니 이내 그녀의 손을 놓아주고는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일 성당 가요.”

그는 이렇게 말하더니 김초희의 여권을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

서유는 약지에 낀 반지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보면 볼수록 거북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이번 생은 이렇게 지현우에게 단단히 묶일 것 같은 예감이 자꾸만 들었다.

아니다. 애초에 그가 자기 누나의 심장을 그녀에게 이식한 순간부터 묶였다고 봐야 했다.

지현우가 무슨 수단으로 서유의 신분부터 얼굴까지 김초희로 바꿨는지 모른다.

하지만 오늘부터 그녀는 더 이상 서유가 아니라 김초희다.

한 달 뒤, 서유는 서울로 가는 국제항공에 탑승했다.

일등석 창가 자리에 앉은 서유는 창밖을 내다보며 멍을 때렸다.

선신물이 곧 닫히려는데 기다란 체구를 가진 누군가가 잽싸게 안으로 들어왔다.

서유는 그를 보자마자 놀란 듯 동공이 살짝 커졌다.

“혼자 돌아가라면서요?”

지현우는 그녀의 옆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