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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그렇게 저녁 9시가 될 때까지 기다렸는데 데스크 직원이 오늘은 정가혜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며 일단 오늘은 돌아가고 내일 다시 오라고 했다.

서유는 어쩔 수 없이 조급한 마음을 꾹꾹 누르며 클럽을 나섰다.

주차장으로 걸어가 차를 픽업하려는데 크고 건장한 체구가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고개를 든 서유는 빨갛게 충혈된 예쁜 눈과 시선이 맞닿았다. 순간 심장이 덜컹했고 자기도 모르게 도망가려 했다.

하지만 남자는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 그러고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더니 허리를 휘감으며 두 사람의 거리를 확 좁혔다.

다른 손은 그녀의 등에서 머리로 더듬더듬 올라갔고 그렇게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

온 힘을 다해 서유를 으스러질 듯이 꼭 끌어안은 남자는 조각 같은 턱을 그녀의 어깨에 살포시 갖다 댔다.

그녀의 체온과 익숙한 향기를 느끼고 나서야 이승하는 이게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걸 자각했다.

텅 빈 가슴을 안고 3년을 살아왔는데 그녀를 꼭 껴안은 순간 잠깐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오래 그리워한 사람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니, 이승하는 서유를 되돌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녀를 꼭 끌어안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그녀를 몸속에 스며들게 해 그녀의 존재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서유는 약간 어리둥절했다. 이승하가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는 찬 바람이 쌩쌩 불더니 지금 이렇게 갑자기 끌어안는 건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단 한 번도 공공장소에서 그녀를 이렇게 안은 적이 없었다. 서유는 3년 동안 이승하의 머리가 이상해진 거라고 생각했다.

서유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버둥거리며 이승하를 밀어냈지만 이승하는 한 손으로 서유의 팔목을 꾹 누르더니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그녀를 차 문에 밀착시켰다.

“당신...”

서유가 욕설을 퍼붓기도 전에 그는 허리를 굽히더니 고개를 숙여 그녀의 빨간 입술에 키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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