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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빛은 잃었지만 여전히 잘생긴 눈은 그녀를 보자마자 색감을 조금 되찾은 듯 보였다.

수척하면서도 준수한 얼굴에 기쁨이 차올랐다. 눈동자는 그리움으로 가득했다.

온 세상이 조용해진 것 같았다. 옆을 지나던 사람들이 사라지고 눈앞에 오로지 그녀만 남은 느낌이었다.

그는 그렇게 그 자리에 서서 그녀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렇게 눈시울이 점차 붉어졌다.

‘죽지 않은 거야?’

‘살아 있었던 거야?’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힘겹게 발걸음을 옮겨 서유를 향해 걸어갔다.

서유는 그가 자신을 향해 걸어오자 얼른 몸을 돌려 도망가려 했다. 그러나 그녀를 향해 걸어오던 그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눈동자를 가득 채웠던 그리움이 사라지고 표정은 다시 차가워졌다. 눈빛도 어느새 한기가 맴돌고 있었다.

그는 마치 낯선 사람을 보듯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서유도 그런 그의 눈빛을 읽어냈고 불안했던 마음이 다시 차분해졌다.

그는 역시 그녀의 죽음 따위는 개의치 않았다. 살아 돌아온 그녀를 보고도 그저 잠깐 놀랐을 뿐 다른 반응은 없었다.

그녀는 입을 앙다문 채 망설임없이 몸을 돌려 수하물 컨베이어로 향했다.

서유가 사람들 속으로 사라지고 나서야 이승하는 정신을 차렸다. 그러더니 손에 쥔 약을 내려다보았다.

졸피뎀을 그만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후유증이 심해지니 벌건 대낮에도 환각이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환각으로 본 서유는 다른 때와 조금 달랐다.

허리춤까지 길렀던 머리를 단발로 잘랐고 옷도 옅은 컬러에서 환한 레드로 바뀌었다.

현실과 환각을 구분하지 못해 힘들어하는데 먼저 정신을 차린 소수빈이 그에게 말했다.

“대표님, 조금 전에 서유 씨 본 거 같은데요?”

이 말에 이승하는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크고 웅장한 몸집이 그렇게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

지현우가 수하물 컨베이어에서 짐을 내리는데 마침 서유가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말했다.

“거기서 얌전히 기다리라고 했잖아요?”

퉁명스러운 말투는 마치 말을 듣지 않은 서유를 나무라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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