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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예전에는 거만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렇게 구걸하다시피 말한 적은 종래로 없었다.

서유는 고개를 들어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이 수척해진 듯했다. 잠을 잘 잘 자지 못하는지 눈 밑에 짙은 다크서클이 올라와 있었다.

생김새는 변하지 않았지만 표정은 매우 피곤해 보였고 핼쑥했다. 마치 3년간 잘 지내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제 이런 건 그녀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녀는 지금 이승하에게 아무런 기대가 없었고 그저 그를 최대한 밀어내 멀어지고 싶었다.

서유는 시선을 거두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요, 주민등록증 차에 놓고 왔는데 가져다가 보여드릴까요?”

서유는 태연하고 침착했지만 자신감 있는 표정이었다. 이에 이승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서유야...”

서유가 차가운 목소리로 단칼에 그의 말을 잘라버렸다.

“진짜 사람 잘못 보셨어요.”

이승하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너의 생김새와 숨결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

서유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승하가 고집스러운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더는 이렇게 그와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10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시간을 맞추지 않으면 지현우가 귀찮게 할 게 뻔했다.

서유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승하에게 말했다.

“좋을 대로 생각해요. 하지만 오늘은 이만 돌아가 봐야 해요. 남편이 기다리고 있어서요.”

‘남... 편?’

이승하는 순간 표정이 굳어버렸다. 그녀의 입에서 ‘남편’이라는 단어가 나온 게 믿기지 않는 듯한 눈치였다.

서유는 부연 설명하지 않고 차량 잠금을 톡톡 건드리며 말했다.

“저기요, 아까 일어난 일은 그쪽이 사람을 잘못 봤으니 그냥 넘어갈게요. 그러니 이제 문 열고 보내줘요.”

이승하는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는지 예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너... 남편이 있어?”

서유는 전혀 거리낌 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승하에게 오른손을 들어 보였다.

약지에 낀 반짝이는 다이아 반지를 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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