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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어두운 가로등 불빛 아래 커다란 몸집 하나가 길옆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냥 그렇게 그 자리에 서서 까만 세단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걸 가만히 지켜봤다.

그 차는 꼬박 3년을 그리워한 여자를 싣고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는 주먹을 불끈 쥔 채 쫓아가려는 충동을 애써 참으며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주서희는 소준섭의 품속에서 핸드폰 진동을 들었다. 핸드폰은 소준섭 쪽 머릿장에 놓여 있었다.

그녀가 몸을 일으켜 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소준섭은 그런 그녀가 내키지 않는 듯 미간을 찌푸리더니 주서희의 핸드폰을 그녀에게 던져주었다.

그러더니 주서희를 등지고 누웠다. 진동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깬 게 많이 언짢아 보였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아예 자리를 박차고 나가지는 않았다.

주서희는 그런 소준섭의 뒷모습을 보며 잠자리를 가진 뒤 그에게 보여주기 위해 애써 만들어낸 만족스러운 표정을 싹 거두고 싸늘해졌다.

그녀는 전화를 받더니 공손하게 대답했다.

“네, 대표님...”

이승하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서희야, 심부전 말기로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날 수 있어?”

주서희가 잠시 멈칫했다.

심부전 말기, 이 다섯 글자는 이승하에게 금기어였다. 3년 동안 그 누구도 이 단어를 꺼내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심부전 말기를 갑자기 꺼냈다는 건 아직도 서유의 죽음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는 게 아닌가.

주서희는 잠깐 침묵을 지키더니 입을 열었다.

“대표님, 죄송합니다. 저는 심장병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이승하가 전화를 끊으려는데 주서희가 덧붙였다.

“대표님, 조지라는 분이 있는데 국제적으로 유명한 심장병 전문가입니다. 대표님께서도 알고 계실 거예요.”

이승하의 눈동자에 희망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얼른 전화를 끊더니 조지에게 연락했다.

Y국.

바닷가에서 산책하던 조지는 이승하가 걸어온 전화를 보고는 받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받을 때까지 걸어오는 이승하를 못 이겨 끝내는 이를 악물고 전화를 받았다.

이승하는 간단하게 인사하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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