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41화

열여덟 살 되던 해, 서유는 송사월의 팔을 껴안고 물었다.

“사월아, 대체 나랑 언제 결혼할 거야?”

책을 읽던 송사월은 펜으로 그녀의 코를 찌르며 말했다.

“내가 너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서유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불만스레 말했다.

“그럼 언제 능력이 있는 건데?”

송사월은 손에 든 책을 집어 들며 그녀를 향해 말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능력 있는 사람이 되면 너랑 결혼할 수 있어.”

서유는 두 손으로 턱을 괴고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때가 되면 나 잊는 건 아니겠지?”

그때의 말이 씨가 될 줄이야. 송사월은 결국 능력 있는 사람이 되었지만 그녀를 잊어버렸다.

다시 생각났을 때, 그녀는 곧 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하지만 송사월 그 바보는 그녀가 죽더라도 자신의 아내로 맞이했다.

서유는 혼인신고서를 가슴에 안은 채 저도 모르게 한바탕 울었다.

송사월은 모든 것을 제쳐두고 서유와 결혼했지만, 서유는 돌아오기 위해 지현우와 결혼했다...

두 사람의 엇갈린 인연에 서유는 죄책감이 한없이 밀려왔다.

정가혜는 그녀의 팔을 잡고 빨간 눈으로 곁을 지켰다.

석양이 질 무렵, 서유는 그제야 마음을 다잡고 가혜에게 물었다.

“이 혼인신고서 내가 가져도 돼?”

정가혜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하지. 이거 원래 네 거야.”

이것은 송사월이 서유에게 남겨 준 혼인신고서였다.

송사월의 혼인신고서는 이미 찢겨 있었다.

정가혜가 급히 묘지에 달려갔을 때 찢어진 혼인신고서를 발견했다.

그녀는 송사월이 왜 혼인신고서를 찢고 자살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 송사월이 아마 이런 방식으로 서유에게 그들이 결혼했다는 것을 알리려는 것 같았다.

서유는 혼인신고서를 움켜쥐고 죄책감과 비참함을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억누른 후 천천히 정가혜를 바라보았다.

“가혜야, 네 생명이 끝나는 날까지 난 네 옆에 있을 거야. 그때 다시 사월이 찾으러 갈 거야.”

송사월은 자신의 짧은 인생으로 서유에게 무한한 따듯함을 주었으니 서유는 그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