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44화

정가혜는 옛 추억에서 벗어나 서유를 바라보았다.

“서유야, 걱정하지 마. 난 이연석을 사랑하지 않을 거야. 이 세상에 사월이 말고 좋은 남자는 아마 없을 거야.”

“그러니까 나도 전처럼 누가 잘해주면 쉽게 마음을 내어주는 가치 없는 짓은 하지 않을 거야.”

송사월을 언급하자 서유의 눈동자가 다시 어두워졌다.

이 세상에 그녀에게 잘해주는 남자는 이미 떠났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서유는 눈을 늘어뜨리고 눈 밑의 슬픔을 감추며 감격해서 말했다.

“가혜야, 고마워. 나 때문에 그렇게 많은 희생을 했는데 난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네. 만약 네가 이연석이랑 인연을 끊고 싶다면 내가 도와줄게.”

정가혜는 웃더니 서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가장 큰 보답이야. 앞으로 어디도 가지 말고 내 옆에 딱 붙어 있어. 알겠어?”

정가혜는 서유의 삶에서 한 줄기 빛으로, 항상 그녀의 마음을 따듯하게 어루만졌다.

서유가 깊은 수렁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더라도 정가혜는 늘 중요한 순간에 그녀에게 무한한 힘을 줄 것이다.

바로 지금처럼 정가혜는 아무런 원망도 비난도 증오도 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서유에게 바치고 있었다.

서유는 눈시울을 붉히며 정가혜를 껴안고 약속했다.

“내가 돌아왔으니까 앞으로는 내가 너 돌봐줄게.”

정가혜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거절하지 않았다.

“너 단단히 각오해. 내가 늙어서 못 움직이게 되면 네가 나 밥 먹여주고, 물 따라 주고 휠체어도 밀어주고 똥오줌도 가려줘야 해.”

서유는 그녀의 말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너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거야.”

정가혜는 서유가 마침내 웃자 더 이상 농담하지 않고 일어나 자물쇠가 채워진 서랍을 열고 밀폐된 봉투를 꺼냈다.

그녀는 안에서 물건을 꺼내며 서유에게 말했다.

“원래 살던 아파트는 돌아가면 자꾸 옛날 생각날 것 같아서 다시 간 적 없지만 나오기 전에 네 귀중한 물건은 따로 챙겼어.”

그녀는 서유가 사용했던 휴대폰을 꺼내 건넸다.

“네 휴대폰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