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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이승하의 심장이 저리고 눈이 물안개로 젖었다.

그가 내린 결정 중 가장 어리석은 결정이었고, 그래서 헤어진 후 수없이 후회했다.

이승하는 아픔 마음을 꾹 참고 그녀에게 설명했다.

“지유와 결혼하겠다고 형이랑 약속했었어.”

서유의 눈동자는 여전히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래서 연지유가 귀국하자마자 저를 포기한 거네요?”

이승하는 애써 변명하려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해 계약이 끝났을 때, 확실히 그녀를 포기할 생각이었다.

형의 유언을 들어줘야 했고, 그때 서유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으니 이승하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어떤 이유에서든 서유의 입장에서 이승하가 고민 없이 자신을 포기한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고, 이승하는 이를 반박할 길이 없었다.

그의 침묵에 서유는 덤덤한 미소를 지었다.

“이승하 씨, 당신은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냥 단순히 소유욕일 뿐이에요.”

이승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사랑이랑 소유욕이 어떻게 다른지는 나도 구별할 수 있어. 그런 식으로 내 감정을 부정하지 마.”

서유는 눈을 늘어뜨리고 자신을 감싸 안은 남자의 팔을 응시하며 잠시 정신을 놓을 뻔했다.

한참 후에야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만약 나를 사랑한다면 그렇게 차갑게 대하지 않았겠죠. 헤어지고 나서도 몇 번이고 나를 모욕하지 않았을 테고.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은 나를 연지유의 대역으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대역은 아니더라도 당신의 생리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에 불과했겠죠.”

그녀는 고개를 돌려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다.

“나는 단지 당신의 생리적 수요를 채워주는 사람이라고 주 선생님께도 말했잖아요? 당신이 나를 사랑할 거란 기대도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지금 와서 내가 당신 말을 어떻게 믿죠?”

이승하는 설명하려 했지만 서유는 그에게 입을 열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시종일관 평온하던 눈에는 갑자기 한 가닥의 억울함이 물들었다.

“당신 여동생과 약혼녀를 위해서 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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