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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서유는 이 싸이코 같은 사람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은 채 조용히 삭제하고 별장으로 돌아갔다. 지현우는 식당에 없었고 서유는 차키를 원위치에 놓아둔 후 몸을 돌려 침실로 향했다.

서유가 계단을 오르려는데 공교롭게도 자신의 방에서 나오는 지현우를 마주쳤다. 손가락사이에는 이전에 그녀에게 전해주었던 서류뭉치가 끼워져있었다.

“준비해요, Y 국으로 돌아가야 해요.”

지현우는 그 말 한마디만 남기고 그녀의 어깨를 스치듯 지나갔다. 서유는 잠시 멍해 있다가 이내 뒤따라갔다.

“저 이제 금방 귀국했는데 지금 돌아가는 건 너무 이르지 않나요?”

지현우는 발걸음을 멈추고 차가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당신이 귀국한 건 그 송사월이란 남자가 죽었는지 확인하려던 거 아니었나요? 이미 죽은 걸 확인했으니 계속 남아있을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요.”

송사월을 언급하자 서유 마음속 깊이 묻혀있던 죄책감이 샅샅이 파헤쳐져 빠르게 그녀의 안색을 창백하게 물들였다. 그녀는 숨을 제대로 쉬려고 노력하며 가슴을 짓누르듯 엄습하는 죄책감을 뒤로 한 채 지현우를 바라봤다.

“난 여기에 가족 같은 친구도 있어요. 옆에서 같이 있고 싶어요.”

서유는 정가혜한테 앞으로 쭉 곁에 있어 주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어찌 이리 빨리 떠날 수 있겠는가.

“그 정가혜라는 클럽 사장이요?”

서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한테 유일하게 남은 사람이었기에 더더욱 떨어지기 싫었다.

“그 여자도 Y국 같이 가요 그럼.”

지현우는 무표정으로 한마디를 툭 내뱉고 자기 침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닫히며 서유 하나만을 덩그러니 남겨뒀다.

“지현우 씨.”

서유는 다가가 방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우리 얘기 좀 해요.”

정가혜는 이곳에 자기 집과 비즈니스가 있는데 어찌 Y 국으로 훌쩍 떠날 수 있을까. 방안의 남자는 짐 정리하기에 바쁜지 그녀의 노크를 무시해 버렸다. 서유는 연이어 방문을 두드렸음에도 지현우가 문을 열지 않자 직접 문을 열고 들어와 버렸다. 지현우는 고개를 돌리더니 서늘한 눈빛으로 서유를 쏘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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