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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예전에 언니가 나한테 당신 이름을 가르쳐준 적이 있었어요.”

그 말에 서유는 사진에서 시선을 떼고 조지를 향해 쳐다보았다.

“김초아라고 했어요. 어머니께서 지어준 이름이라고 했었죠.”

서유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자신에게도 이름이 있었다. 김초아, 참으로 따뜻한 이름이다.

어머니가 이름을 지을 때 어쩌면 그녀가 따뜻하게 살아가길 바라서 지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껏 살면서 그녀에게 잘해 준 정가혜와 송사월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서도 따뜻함을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릴 적에 고아원의 담벼락에 엎드려 바깥 아이들이 부모의 품에 안겨 있는 모습을 지켜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기억에 그녀의 웃음은 점차 사라져 버렸고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눈가에 차올라 슬픔과 외로움이 그녀의 온몸을 집어삼켜 버렸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조지는 신사답게 휴지 몇 장을 뽑아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울지 말아요. 눈은 아주 중요한 것이에요.”

서유는 그의 말에 눈을 깜빡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 어머니...”

조지의 푸른 눈동자에 안타까운 기색이 역력했다.

“안타깝지만 당신 어머니는 당신들이 어렸을 때 돌아가셨다고 했어요.”

사실 서유는 이런 결과일 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김초희가 그녀를 안고 도망갈 필요도 없었을 테니까.

어머니와 언니가 분명 무슨 일을 겪은 것이 분명하다.

조지가 아버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자 그녀는 또 물었다.

“그럼 아버지는...”

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조지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저었다.

“미안해요. 내가 알고 있는 건 이게 전부예요.”

서유는 더 이상 조지를 난처하게 하지 않았고 그의 눈빛을 살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심장병 전문의가 언니의 일을 이렇게 많이 도와준다고? 두 사람은 또 어떤 관계일까?

조지는 액자를 협탁 위에 올려놓은 뒤 서유의 눈빛을 보고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단번에 눈치챘다.

“나와 김초희 그리고 지현우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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