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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5화

그의 눈이 가늘게 떨리더니 이제야 정신을 차린 듯 시선을 그녀에게로 천천히 옮겼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턱을 치켜올리던 그녀의 손가락이 순식간에 부러졌다.

툭하는 소리와 함께 손가락 마디가 부러졌다.

“아악!”

아파서 비명을 지르는 순간 손목에서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전해졌다. 이승하가 그녀의 손목을 비틀어 단번에 부러뜨린 것이다.

아픔을 견디기도 전에 차가운 손이 그녀의 목덜미를 졸랐다.

숨이 턱턱 막혔고 웃고 있던 얼굴이 불과 1초 만에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만약 누군가가 그의 머리를 통제하지 않았다면 연지유는 지금쯤 그에게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그가 머리를 감싸고 바닥에 쓰러질 때, 그녀는 그 틈을 타 그에게서 탈출했다.

목을 감싼 채 낭패한 모습으로 허겁지겁 뒤로 몸을 옮겼다.

어느 정도 거리를 벌린 후에야 비로소 부러진 왼손을 들고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잠시 후, 마음을 가라앉히자 봉태규가 안으로 들어왔다.

방금 그녀가 한 말을 들은 것인지 그는 그녀를 부축하지 않고 실망한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도 뭔가 알아차린 듯 얼른 봉태규의 손을 잡아당겼다.

“태규 씨, 방금은 그냥 헛소리한 거야. 신경 쓰지 마. 내가 지금 사랑하는 사람은 당신뿐이니까.”

“그래?”

피식 웃더니 칼을 꺼내 그녀의 앞에 던졌다.

“그럼 가서 한번 찔러봐. 나한테 네 마음을 보여주란 말이야.”

흠칫하던 그녀는 다친 손을 핑계로 대려 하였지만 그가 새빨간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모습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봉태규는 미친놈이었다. 만약 그녀가 이승하를 놓지 못했다는 걸 그가 알게 된다면 그는 분명 그녀를 죽이려고 할 것이다.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칼을 움켜쥐고 자리에서 일어나 이승하의 앞으로 걸어갔다.

이승하, 어떻게 이리 내 마음을 몰라? 차라리 죽어.

연지유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손에 든 칼을 이승하의 허벅지를 향해 푹 찔렀다.

바닥에 쓰러져 몇 번이나 의식을 잃은 남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그저 까만 눈동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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