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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당신이에요...”

정욕에 빠진 서유는 정신은 혼미했지만 마음만은 자신의 방향을 알고 있어 자연스럽게 말이 튀어나왔다.

그녀의 대답을 들은 이승하의 불안한 마음이 점차 가라앉았지만 그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그녀가 울음을 터뜨릴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승하의 뛰어난 능력은 서유가 잘 알고 있었다. 그에게 안기면 숨이 멎을 듯 치명적이어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 밤은 특별히 달랐다. 그는 미친 듯이 그녀를 요구했고, 쉬지 않고 거듭 반복했다.

얇은 이불을 감싼 채 긴 속눈썹을 들어 옆에 누운 이승하를 바라보며 서유가 말했다.

“여보, 걱정 마요. 난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그가 계속 자신에게서 위안을 찾는 건 불안한 마음 때문이라는 걸, 송사월을 만나면 마음이 흔들릴까 봐 두려워한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송사월에게 죄책감과 연민은 있었지만 사랑은 이미 없었다. 그녀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에 흔들릴 리 없었다.

“알아.”

절정에 오를 때마다 그녀는 그의 귓가에 ‘여보, 사랑해요’라고 계속 속삭였고, 그는 그녀가 자신을 많이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난 정신적 결벽증이 꽤 심해. 앞으로 송사월 씨를 만날 때 친밀한 접촉은 하지 마. 신경 쓰이니까.”

많이 신경 쓰였다.

그는 자신의 아내가 중증 우울증 환자를 돕는 것은 용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 외의 남자를 만지는 것, 특히 송사월을 만지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송사월은 그녀의 첫사랑이자 이상형이었다. 둘이 스치기만 해도 옛 감정이 되살아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었다.

그는 자신이 조금 옹졸하다는 걸 인정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사랑 앞에서 그는 티끌만한 불순물도 용납할 수 없었다.

서유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뒤늦게 깨달았다.

“오늘 내가 사월이 이마를 닦아준 걸 봤어요?”

이승하는 입술을 꽉 다문 채 말하지 않았지만 그의 모습에서 답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돌아오자마자 화장실로 데려가 손을 씻게 한 거였구나.

봤던 거였어.

서유가 뭔가 말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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