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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여보, 무슨 일이에요?”

서유가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만지려 했지만 이승하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녀의 오른손으로 송사월의 이마와 얼굴을 닦아준 것이 마음에 걸렸다.

자신이 조금 무리하게 구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마음이 불편했다.

이 불편한 감정은 마치 갇힌 짐승에게 뜯기는 것 같았고, 그를 꽉 물어뜯고 있었다.

화를 내거나 냉담하게 대하지 않으려 애쓰며 그는 이상한 짜증을 꾹 눌렀다.

“괜찮아, 걱정하지 마.”

“하지만 당신 얼굴이...”

입술마저 하얗게 되어 있어 마치 방금 극심한 고통을 겪은 것처럼 몹시 초췌해 보였다.

“어디 불편한 데가 있어요? 말해요.”

서유는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 그의 얼굴을 만지려 했다.

하지만 그는 아무 내색 없이 그녀의 손목을 잡고 화장실로 데려갔다.

세면대 수도꼭지를 틀고 그녀의 오른손을 물에 넣었다.

“손바닥에 땀이 났네. 깨끗이 씻고 안아줘.”

서유는 눈을 들어 이상한 이승하를 바라보았다.

전에는 그녀의 손에 땀이 나도 개의치 않았는데 왜 지금은...

뭐라 말할 수 없는 느낌이었지만 지금의 이승하에게서 냉랭함이 느껴졌다.

이승하는 천천히 그녀의 손을 꼼꼼히 씻어주었다.

“앞으로 네가 송사월을 만나러 갈 때 난 함께 가지 않을 거야.”

“왜요?”

그가 늘 그녀 곁에 있고 싶어 하지 않았던가?

이승하는 대답하지 않았고 무심한 눈동자에는 감정을 읽을 수 없었다.

그는 그녀의 손가락을 닦아준 뒤 휴지를 버리고 다시 비누로 자신의 손을 씻었다.

세면대 앞에 서서 말없이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서유는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여보, 시간 제한을 말할 때 농담인 줄 알았어요. 진심이었다니 놀랐어요.”

그녀는 이렇게 냉담한 이승하를 마주할 때마다 두려웠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어 그를 안으려 했다.

“약속할게요. 내일 사월이를 만나러 갈 때 두 시간만 있다 올게요. 제발 화내지 마요, 네?”

그녀가 다가오자 마치 뜨거운 불꽃이 살갗을 태우는 것 같았고 온몸의 서리가 서서히 녹아내리는 듯했다.

이승하는 몸을 돌려 서유를 들어 세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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