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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그렇게 하면 너무 시간을 빼앗기는 거 아니예요?”

“스튜디오를 운영하니까 시간이 비교적 자유로워요. 마침 내가 디자인한 공예품들도 최근에 수도에서 전시 중이고요.”

이지민은 여전히 말하자마자 행동으로 옮기는 성격이었다. 바로 가방을 들고 일어났다.

“가요, 먼저 김 대표님을 만나러 가봐요.”

서유가 뭔가 더 말하려 하자 이지민이 한 마디로 끊었다.

“이건 그저 내 제안일 뿐이에요. 김 대표님이 동의할지는 별개의 문제니까 미리 부담 갖지 마요.”

서유는 이지민에게 너무 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걱정했던 거였다. 하지만 이건 초기 분석과 제안일 뿐이고, 최종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는 김시후의 협조에 달려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여기 앉아서 얘기해봤자 헛된 계획일 뿐이니, 차라리 먼저 가서 김시후의 상황을 확인해 보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이지민의 말에 서유도 더 이상 묻지 않고 일어났다. 일어서면서 옆에 앉아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여보, 우리랑 같이 갈래요?”

이승하의 냉담한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안 갈래.”

그는 이전에 서유가 송사월을 어떻게 돌보든 더 이상 개의치 않겠다고 말했었다. 극도의 신뢰감을 주기로 했다면 백퍼센트 그녀를 믿어야 했다.

“그럼... 두 시간 후에 집에 올게요.”

서유는 손목시계를 들어 그에게 흔들어 보였다.

어제는 약속을 어겼지만, 오늘은 절대 그러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애정 어린 미소를 띤 이승하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람이 아래층으로 내려와 차에 타려던 정가혜를 이승하가 불러 세웠다.

“정가혜 씨, 부탁 하나만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정가혜는 차 문을 잡으려던 손을 놓고 고급차 앞에 서 있는 훤칠하고 정장 차림의 남자를 향해 돌아섰다.

“무슨 부탁이요?”

이승하는 의미심장하게 휴대폰을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방금 단 변호사가 메시지를 보냈는데, 연석이가 어젯밤 수도 구궁에서 술에 취해 아직 깨어나지 않았대요. 단 변호사는 지금 긴급 사건을 처리 중이라 데리러 갈 수 없어서 제가 가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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