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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이승하의 심장이 멎는 듯했다. 체내를 흐르던 피가 순간 멈춘 것 같았고, 그녀를 감싸안은 두 팔마저 차갑게 식어갔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내리깔아 품 안의 여인을 바라보았다. 입술을 달싹이며 뭔가 묻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방금 전 그녀를 안고 사랑을 나눌 때만 해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뿐이라고 했는데, 왜 꿈속에서 송사월의 이름을 부르는 걸까?

혹시... 혹시 서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 깊은 곳에 여전히 송사월을 간직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그 비율은? 얼마나 되는 걸까? 자신보다 많을까, 적을까?

그의 몸이 굳는 것을 느낀 서유가 황급히 고개를 들어 창백해진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여보, 난...”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승하가 그녀의 손목을 꽉 붙잡았다.

“방금 꿈속에서 누구 이름을 불렀어?”

그의 힘이 너무 세서 서유의 가늘고 작은 손목이 아팠다...

서유는 아픔을 참으며 계속 설명했다.

“여보, 방금 잠들지 않았어요. 그저 오늘 사월이를 만난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그의 이름을 말했는데, 당신이 신경 쓸까 봐 더 말하지 않았어요. 오해하게 해서 정말 미안해요. 하지만 잠든 채로 그의 이름을 부른 게 아니에요.”

이승하의 꽉 쥔 손이 서서히 풀렸지만, 창백한 입술 색은 여전했다. 마치 수년 전 그녀가 송사월의 이름을 부르던 때처럼 그를 괴롭게 했다. 억누를 수 없는 고통이었고, 그 고통에 그는 서유를 밀쳐냈다.

그는 이불을 걷어내고 침대에서 일어나 훤칠한 키의 모습으로 대충 옷을 걸쳤다. 책상으로 걸어가 서랍에서 담배를 꺼내려는 순간 서유의 하얀 손이 그의 손가락을 눌렀다.

방에는 불이 켜져 있지 않았고, 오직 달빛만이 커튼 틈새로 새어 들어와 두 사람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한 사람은 고개를 숙이고 다른 한 사람은 고개를 들었다.

마침내 서유가 양손으로 이승하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

“전에 왜 꿈속에서 사월이 이름을 불렀는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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