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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송사월이 그 해 수술을 마치고 깨어났을 때, 기억을 잃지 않은 상태에서도 여러 번 그녀의 목을 조르며 더럽다고 욕하고 꺼지라고 했다. 그녀가 병원에 와서 그를 돌보려 할 때도, 그녀가 정성스레 끓인 수프를 발로 차 엎어버렸다. 그때 서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그의 곁을 지켰다.

그녀는 한 번도 그를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그가 기억을 잃은 후 모든 게 변했다. 서유는 만약 그 당시 송사월이 즉시 기억을 되찾고 와서 오해를 풀었다면, 그의 곁으로 돌아갔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기억을 되찾고 와서 설명하려 했을 때는 이미 5, 6년이 지난 뒤였다. 그때 그녀는 이미 자신을 강제로 그를 사랑하지 않게 만들었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태였다.

그녀는 송사월이 예전에 자신에게 얼마나 잘해주고 사랑했는지, 얼마나 많은 것을 해주었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마음을 정리한 그녀로서는 더 이상 사랑으로 보답할 수 없었다. 그저 가족의 입장에서 중증 우울증에 걸린 그를 돌보고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도움을 거절했다. 그래도 그녀는 여전히 그를 찾아가려 했다. 어릴 적 그가 잘해준 것 말고도 그의 다리와 우울증이 모두 그녀 때문에 생긴 것이었다. 만약 그녀가 모른 체한다면, 그건 은혜를 저버리는 행위이고 그녀 역시 비난받아 마땅했다.

이승하는 송사월이 서유를 거절했다는 말을 듣고 잠시 놀랐다. 그가 서유를 거절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다.

송사월은 서유를 위해 우울증에 걸리는 것도 감수하면서 그녀의 행복을 성전시키려 했다. 어떻게 병을 핑계로 서유를 붙잡을 수 있겠는가. 그의 품격은 여전히 고귀했다...

“그토록 관대하니, 오히려 내가 너무 이기적으로 보이는군.”

서유가 빙그레 웃으며 평온한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 내가 그를 돌보는 걸 허락했을 때도 매우 관대했어요.”

이 말에 이승하는 부끄러워졌다. 분명 동의했으면서도 그들이 함께 있는 걸 보고 질투하고 난리를 쳤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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