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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0화

정가혜가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원형 테이블에 앉아 있던 심형진이 그녀를 보고 즉시 일어나 손을 흔들었다.

“가혜야, 여기야.”

위풍당당한 그의 모습을 보자 정가혜는 약간 겁이 났고 도망가고 싶었지만, 이미 들어왔으니 어쨌든 용기를 내야 했다.

그녀는 손바닥을 꽉 쥐고 심형진에게 다가갔다. 그제야 안쪽에 앉아 있는 중년 부부가 보였다.

남자는 단정한 정장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있었고, 당당한 체구와 훌륭한 용모를 지니고 있었다. 심형진과 닮은 점이 있었다.

여자는 우아하고 단아한 자태에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고 있었으며, 품위 있고 친절해 보였다.

두 사람은 그녀가 오는 것을 보고 서둘러 미소를 지으며 맞이했다.

“가혜 양, 어서 들어와 앉으세요.”

그들은 꽤 친절했다. 정가혜에게 자리를 권하고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물으며 직접 주문하라고 했다. 심형진은 바쁘게 서빙 직원을 불렀다.

세 사람의 친절한 태도에 정가혜의 긴장된 마음이 서서히 풀어졌다. 그녀는 음료를 주문하고 더 이상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심형진의 아버지는 말이 많지 않았고, 주로 심형진의 어머니인 정선월이 질문을 많이 했다.

“가혜 양, 우리 형진이랑 얼마나 사귀었나요?”

정가혜는 정성스럽게 스테이크를 자르고 있는 심형진을 힐끗 보며 대답했다.

“따져보면 두 달 조금 넘었네요. 그리 오래 사귄 건 아니에요...”

정선월은 우아하고 온화한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오래 사귀진 않았지만, 형진이 말로는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다더군요. 학창 시절의 사랑은 꽤 로맨틱하죠...”

심형진이 스테이크를 다 자르고 정가혜의 접시에 올려주자 정가혜는 ‘고마워요’라고 말한 뒤 입꼬리를 올리며 정선월에게 대답했다.

“그 일은 저도 두 달 전 선 자리에서 선배를 만나고 나서야 알았어요. 학교 다닐 때는 전혀 몰랐거든요.”

정선월의 우아한 표정이 살짝 변하자 심형진이 급히 말을 이었다.

“그건 제가 혼자 좋아한 거예요. 가혜는 그때 아마 저같은 사람이 있는지도 몰랐을 거예요.”

정선월이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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