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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강하리는 꽃다발 위에 놓여 있던 카드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옆에 두고 귀걸이를 집어 들었다.

예전에 송유라를 위해 낙찰받았던 귀걸이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화려한 귀걸이였고 쇼핑몰에서 아무렇게나 샀던 귀걸이보다 훨씬 더 예뻐 보였다.

하지만 강하리는 더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옆으로 치워둔 채 씻으러 갔다.

어젯밤 한바탕 감정을 쏟아낸 후 이젠 마음이 평온해진 것 같았다.

하지만 여전히 생각할 때마다 괴롭긴 했다.

강하리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침을 들고 돌아온 구승훈은 거울 앞에 멍하니 있는 강하리를 바라보곤 음식을 옆에 놓고 다가가 뒤에서 안아주었다.

그의 포옹에 그제야 강하리는 정신이 들었다.

“왜 또 왔어?”

구승훈은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침 사러 갔지. 팥죽 사 왔어.”

강하리가 멈칫하다가 시선을 바닥으로 내렸다.

“나 입맛이 별로 없는데.”

구승훈의 큰 손이 그녀의 작은 배에 내려앉았다.

“이 작은 게 괴롭혀?”

강하리는 단번에 그를 밀어내며 차갑게 말했다.

“나를 괴롭히는 건 얘가 아니라 개자식이지.”

구승훈은 그녀를 바라보며 심장이 쿵 내려앉았고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

정서원이 죽은 후 처음으로 그를 대하는 강하리의 태도가 누그러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누그러진 게 아니라 여전히 차갑게 대하고 있었지만 적어도 예전처럼 원수를 보듯 하지는 않았다.

구승훈은 그녀의 손을 잡고 속삭였다.

“그럼 그 개자식 제대로 혼내줘.”

강하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를 뿌리친 뒤 나와서 아침을 먹고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구승훈이 한 모든 행동이 하양이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어떤 마음으로 그를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예전처럼 그에게 차갑게 대할 수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할 수도 없었다.

그가 줬던 상처는 고스란히 남아 있으니까.

게다가 이 일은 그냥 넘어가도 구씨 가문과 문씨 가문의 존재가 있었고 지금은 구승훈보다 아이가 더 신경 쓰였다.

구승훈 역시 그녀가 그렇게 빨리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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