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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강하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연미숙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다가 자리를 떴다.

정주현과 작별 인사를 나눈 강하리는 주해찬을 따라 행사장으로 향했다.

일을 마치고 나니 이미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피곤하지?”

주해찬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고생하면 몸이 버틸 수 있겠어?”

강하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바쁜 게 좋죠.”

적어도 바쁘면 쓸데없는 생각을 안 해도 되니까.

주해찬이 잠시 망설이다가 함께 야식을 먹으러 가자고 말하려던 순간 밤중에 밖에 서 있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남자는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긴 실루엣을 자랑하며 가로등 아래 그림자를 드리운 채 서 있었다.

그의 시선이 강하리에게 향했고 눈에는 복잡함과 죄책감이 극도로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강하리도 자연스럽게 구승훈도 보았다.

다만 그녀는 그쪽을 힐끗 쳐다보다가 시선을 피했다.

주해찬은 웃으며 강하리를 내려다보았다.

“데려다줄까?”

강하리는 한숨을 뱉었다.

“아뇨, 이만 가도 돼요 선배.”

구승훈이 왔으니 쉽게 떠나지 않을 것 같았고 중간에 주해찬까지 끼어 있으면 힘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주해찬은 강하리를 바라보았다.

“필요한 거 있으면 전화해, 내가 바로 올게.”

강하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주해찬은 저쪽에 있는 구승훈을 힐끗 보고 뒤돌아 자리를 떠났다.

구승훈은 주해찬이 떠날 때까지 이쪽으로 오지 않았다.

“피곤해?”

강하리가 그를 바라봤다.

“구승훈 씨, 출근 안 해? 에비뉴 망한 거야? 며칠만 머리 좀 식힐 수 있게 해줘.”

구승훈이 웃었다.

“에비뉴는 안 망해. 내가 영원히 안 망하게 할 거야. 에비뉴니까.”

강하리의 가슴이 먹먹해지더니 씁쓸함이 밀려왔다.

그래, 에비뉴는 송유라를 위해 만든 것이니 당연히 폐업하게 내버려두지 않겠지.

“그래, 그럼 송유라나 만나러 가.”

그녀가 구승훈을 보며 이렇게 말하고 가려는데 구승훈이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왜 송유라라고 생각해, 다른 사람일 수도 있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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