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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화장실에 도착한 강하리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예상치 못한 구승훈의 행동이 그녀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 땅은 이제 받아도 문제, 안 받아도 문제였다.

개자식, 대체 도와주려는 건지, 난처하게 하려는 건지!

손가락을 꽉 움켜쥐고 혼란스러운 생각을 억눌렀다.

그녀는 와인 때문인지 얼굴이 온통 빨개진 자신의 모습을 조용히 거울로 바라보았다.

몸에서도 열기가 치솟고 있었다.

그녀는 얼굴을 부드럽게 두드리며 마음을 진정시킨 후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막 밖으로 나서기 바쁘게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그녀의 입과 코를 막았고 강하리는 두어 번 심하게 몸부림치다가 의식을 잃었다.

그녀가 기절하자 상대는 모자와 큰 치마를 그녀의 몸에 씌우더니 화장실 문을 열고 그녀를 부축하며 걸어 나왔다.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니까, 왜 말을 안 들어.”

이 모습을 본 웨이터가 달려와 도와주려고 했다.

“위층에 쉴 수 있는 라운지가 있는데 안내해 드릴까요?”

상대가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이미 방 준비했어요.”

웨이터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위층으로 바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있어요. 제가 눌러드릴게요.”

웨이터가 모퉁이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눌러주자 상대는 강하리를 부축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면서 마침 이쪽으로 향하는 구승훈의 시선을 차단했다.

“대표님?”

넋이 나간 그의 모습에 옆에 있던 사람이 부르자 구승훈은 뒤를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제가 좀 바빠서요, 다음에 얘기하시죠.”

구승훈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정말 드물었고, 평소 말을 섞을 만큼 자신의 지위도 높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람은 꽤 아쉬워했다.

하지만 구승훈이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렸다는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럼 대표님 먼저 일 보세요.”

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뒤돌아 화장실로 향했다.

강하리가 들어간 지 이미 한참이 지났다.

그는 옆에 있는 직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가서 강 대표한테 무슨 일 있는 건 아닌지 봐줄 수 있어요?”

웨이터는 서둘러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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